차동엽 신부·월호 스님 ‘힐링 도서’ 나란히 펴내
천주교와 불교 성직자가 희망의 메시지를 절실하게 전하는 책을 나란히 펴내 화제다. 인천 가톨릭대 교수 겸 미래사목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차동엽 신부의 ‘희망의 귀환’(위즈앤비즈 펴냄)과 쌍계사 승가대 교수 겸 행불선원장 월호 스님의 ‘삶이 값진 것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마음의숲 펴냄). 종교계에선 이름난 글쟁이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두 사람이 각각 사목 현장과 수행 체험에서 건져낸 철학과 삶의 의미를 진솔하게 담아낸 힐링 도서로 눈길을 끈다.차동엽 신부의 ‘희망의 귀환’은 전작 밀리언셀러 ‘무지개 원리’에 이어 일상에서 집요하게 천착한 희망 탐사 결과물. ‘희망을 부르면 희망은 네게 온다’는 부제 그대로 ‘지금 처한 장소에서 가진 것을 동원해 꿈꿀 수 있는 희망’을 알기 쉽게 이야기한다. 지상에서 가장 호소력 있는 희망 경구로 라틴어 격언 ‘스페로, 스페라’(나도 희망한다, 너도 희망하라)를 소개하며 좌절과 절망 앞에서 희망을 낚는 법을 친절하게 일깨운다.
“희망은 인간의 운명이다” 그의 지론은 책 곳곳에서 호소력 있게 풀어진다. 특히 “자연은 값싼 희망을 가르치지 않는다. 혹독한 기다림의 시간을 전제로 한 희망, 그러나 반드시 비상의 때를 맞이하는 희망을 가르친다”고 말한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추운 독방에 던져졌으면서도 자살하지 않은 이유를 2시간쯤 볼 수 있는 신문 크기만큼의 햇빛을 기다리며 태어나지 않은 것보다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사례도 빛난다. 1만 4800원.
월호 스님의 ‘삶이 값진 것은’ 역시 전작 베스트셀러 ‘언젠가 이 세상에 없을 당신을 사랑합니다’에 이은 ‘웰 다잉’ 안내서. ‘인생의 아름다운 마지막을 위한 이야기’라는 부제 그대로 아름다운 생의 마무리를 위한 메시지가 생생하다. 월호 스님이 말하는 ‘죽음’은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삶을 비춰주는 불빛 같은 것이다.
철학 용어 ‘메멘토 모리’(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가 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 죽음이란 또 하나의 깨달음이고 꽃은 지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스님은 결국 “죽음과 절망, 고통의 저 끝까지 갔다 왔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자신과 싸우고 도전하고 극복하는 사람, 잘 죽는 것이 진정한 삶의 이유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이 되자”고 강변한다. 1만 4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3-03-29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