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하고 수줍은 성격…”어린이 때 허가 받고 말하던 세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소설가 파트리크 모디아노(69)가 7일(현지시간) 노벨상 수상 기념 강연을 통해 글쓰기의 도전과 과거 기억의 회상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겸손하고 수줍은 성격으로 언론에 모습을 별로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모디아노는 스톡홀름에 있는 스웨덴 한림원에서 행한 강연에서 “내가 이처럼 많은 청중 앞에서 연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다소 걱정스럽다”고 운을 뗐다.
모디아노는 자신의 과묵함이 부분적으로는 자신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린이들은 허가를 요청한 뒤에야 말 할 수 있는 세대”에 속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모디아노를 선정해 발표하면서 “붙잡을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을 기억의 예술로 환기시키고 나치 점령 당시의 생활상을 드러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날 모디아노는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소설가는 “작업대 위에 반듯이 누워 매우 가까이서 천장에 프레스코화를 그리고 있어 작품 전체를 볼 수 없는 화가처럼” 자신의 작품에 대해 부분적이고 혼란스러운 느낌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모디아노는 이어 “도시들이 파괴되고 전체 주민이 사라진 뒤인 1945년 태어났다는 사실은 나를 내 또래의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기억과 망각이라는 주제들에 대해 더욱 예민하게 만들었음이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종종 ‘이 시대의 마르셀 프루스트’로 비유되는 모디아노는 “프루스트의 기억은 과거가 모두 세세하게 다시 나타나도록 만든다…오늘날 나는 기억은 그 자체보다 덜 확실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오직 과거의 단편과 단절된 흔적, 순간적이고 거의 파악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을 포착할 수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노벨상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0일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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