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거장’ 임희영의 특별한 수업…첼리스트 꿈꾸는 장애학생들과 마스터클래스

‘젊은 거장’ 임희영의 특별한 수업…첼리스트 꿈꾸는 장애학생들과 마스터클래스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0-06-24 18:38
업데이트 2020-06-2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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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플마인드 아카데미서… “좋은 영향력 끼칠 수 있다면”

첼리스트 임희영이 24일 서울 종로구의 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에서 장애학생들을 위한 마스터클래스를 갖고 연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뷰티플마인드 제공
첼리스트 임희영이 24일 서울 종로구의 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에서 장애학생들을 위한 마스터클래스를 갖고 연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뷰티플마인드 제공
“연주를 잘하는데? 테크닉도 좋고 리듬감도 있고. 그런데 음악적인 표현을 더 과감히 해도 돼.” “멀리뛰기 해봤니? 뛰기 전에 내가 어디까지 가겠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어디부터 어디까지 가겠다, 먼저 생각만 해도 나오는 연주가 달라져.”

첼로를 두고 나란히 앉아 학생의 연주를 주의깊게 듣던 첼리스트 임희영(33)씨가 차근차근 설명을 이어 갔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필하모닉에서 동양인 최초로 첼로 수석을 지냈고 31세에 한국인 최초로 베이징중앙음악원 첼로교수가 되는 등 해외에서 각종 최초의 기록을 써가는 임씨가 24일 서울 종로구에서 첼리스트를 꿈꾸는 장애학생 3명과 마스터클래스를 열었다.

거장이 직접 지도하는 공개수업인 마스터클래스는 임씨가 초등학생 때 처음 첼로를 배운 스승인 배일환(55) 이화여대 교수가 만든 문화 관련 자선단체인 뷰티플마인드가 마련한 자리다. 덕원예고 조홍희(18)양과 서울왕북초등학교에 다니는 서윤직(13)군,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김민주(21)씨가 지도를 받았다. 각각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시각장애를 안고 있지만 열정적인 첼리스트를 꿈꾸는 학생들이다.
첼리스트 임희영(왼쪽)이 24일 서울 종로구의 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에서 가진 장애학생을 위한 마스터클래스에서 덕원예고에 재학 중인 조홍희 양과 수업하고 있다. 뷰티플마인드 제공
첼리스트 임희영(왼쪽)이 24일 서울 종로구의 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에서 가진 장애학생을 위한 마스터클래스에서 덕원예고에 재학 중인 조홍희 양과 수업하고 있다. 뷰티플마인드 제공
오전 10시 30분 시작된 1대1 레슨은 번번이 예정 시간인 40분을 넘겨 끝났다. 임씨를 연예인 보듯 장난치던 학생들도 활을 잡자마자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어 수업을 받았다. 랄로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한 조양에게 임씨가 “랄로의 곡은 캐릭터가 분명하니 주저하지 말고 음악적 표현을 더하면 좋겠다”거나 “군인이 행진하듯” 연주하라며 감정선을 잡아 주자, 아이도 “이렇게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의견을 덧대면서 금방 따라갔다.

이날 참여한 학생들은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에서도 꿈을 키우고 있다. 이날 함께한 학생들과 또 다른 장애를 가진 아이들, 저소득층 아이들이 뮤직아카데미에서 어우러져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낸다. 이들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영화 ‘뷰티플마인드’(2018)로 소개되기도 했다.

임씨는 “배일환 선생님이 활동하시는 것을 보고 많이 감명받고 기회가 되면 꼭 동참하고 싶었다”면서 “제 작은 발걸음이 도움이 되고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면 앞으로도 언제든 함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 교수도 “아주 훌륭한 첼리스트인 제자의 재능기부가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화답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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