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8개월 만에 ‘우리동네 음악회’ 재개
공연장 대신 5t트럭으로 ‘이동식 실내악’ 무대
아파트 광장·발코니서 ‘관객’들 뜨거운 화답
17일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에서 ‘우리동네 음악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트럭 위에 놓인 무대에서 현악5중주 연주를 하고 ‘관객’들은 각자 마음에 드는 자리를 잡아 음악을 즐겼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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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교향악단이 ‘우리동네 음악회’ 여정을 다시 시작했다. 매년 여러 곳을 찾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1월과 8월 두 차례만 관객을 만난 뒤 8개월 남짓 쉬었다. 새로 태어난 음악회는 무대부터 확 바꾸었다. 그동안 각 자치구 문화 및 복지시설에서 관객들을 맞았지만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부담을 줄이려고 가로 12m, 세로 4m 규모 5t 트럭을 개조해 직접 찾아가는 무대를 꾸몄다. 트럭 위엔 300인치 전광판도 설치했다. 이전엔 관현악 무대도 있었지만 당분간 현악기만으로 ‘이동식 실내악’ 공연이 이뤄진다.
17일 8개월 만에 재개된 ‘우리동네 음악회’ 무대를 가진 김진근(왼쪽) 서울시향 악보위원과 단원들.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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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쯤 지나자 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고 바람이 불었다. 무대를 정비하기 위해 공연이 잠시 중단됐지만 시민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두터운 외투와 담요로 몸을 감싸고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무대 위에서 차근차근 해설을 곁들였던 김진근 서울시향 악보위원은 “분위기가 너무 좋아 하늘이 질투를 했나 보다. 그래도 우리의 음악을 멈출 순 없다”며 눙쳤다.
17일 오후 열린 ‘우리동네 음악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사진을 찍으며 음악회를 즐기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아파트 단지에서 열린 ‘우리동네 음악회’를 발코니에서 즐기던 시민들이 손을 흔들어 화답하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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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도 “이렇게 가까이서 시민들을 만난 것은 처음이라 뭉클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같은 프로그램으로 은평구 신사동에서도 시민들과 만난 서울시향은 다음달 16일까지 모두 5개 자치구에서 13차례 ‘우리동네 음악회’를 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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