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콩쿠르 우승’ 김기훈, 꿈의 무대서 부른 노래 국내 관객들과 나눈다

‘BBC 콩쿠르 우승’ 김기훈, 꿈의 무대서 부른 노래 국내 관객들과 나눈다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08-17 17:27
수정 2021-08-1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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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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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톤 김기훈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마리아칼라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바리톤 김기훈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마리아칼라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지난 6월 세계적 권위의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BBC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 아리아 부문 우승을 거머쥔 바리톤 김기훈이 다음달 4일 국내 무대에 오른다.

17일 서울 강남구 마리아칼라스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기훈은 “성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꿈의 무대였던 곳에서 우승까지 하게 돼 매우 기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1983년부터 2년마다 여는 BBC 콩쿠르는 아리아(메인 프라이즈)와 가곡 부문(송 프라이즈)에서 우승자를 가린다. 1999년 바리톤 노대산이 가곡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다소 늦은 나이인 19세에 성악을 시작했지만 승승장구했다. 평소에도 노래를 좋아하던 고등학생이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성악을 공부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테스트를 봐서 ‘세계적인 성악가가 될 자질이 있다’는 평을 들으면 노래를 하게 해달라”고 말한 패기도 있었다. 이후 연세대를 수석 졸업한 뒤 독일 하노버 음대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고 현재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2019년에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와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로도 불리는 오페랄리아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잇따라 2위에 올랐다. 독일 하노버극장을 거쳐 유럽을 주무대로 ‘라 보엠’,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나비부인’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지난 6월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에서 아리아 부문 우승을 차지한 바리톤 김기훈.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지난 6월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에서 아리아 부문 우승을 차지한 바리톤 김기훈.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연달아 2등만 해서 2등 이미지가 굳어질까 봐”라고 장난스레 말했지만 그에게 BBC 콩쿠르는 가장 바라는 무대였고 우승에 간절했다. 그가 코른골트의 오페라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이여, 나의 망상이여’를 불렀을 땐 심사위원이었던 로베르타 알렉산더와 닐 데이비스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직업 만족도가 최고”라며 자신의 일과 노래가 정말 좋다고 웃은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군 복무 이후 성대결절이 생겨 노래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열 달 남짓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다니던 복싱 체육관 관장님이 프로 복서를 준비해보는 게 어떠겠냐고 권유해 아주 잠시 격투기 선수의 길을 플랜B로 생각했지만 그 외에 노래 말고 다른 길을 구체적으로 생각한 적은 없다”고 그는 말했다.

다음달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리사이틀에선 그가 세계 무대에서 호평받은 레퍼토리를 한자리에서 만끽할 수 있다.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중 ‘나는 이 거리의 만능 일꾼’, 모차르트 ‘코지 판 투테’ 중 ‘당신의 시선을 나에게 돌려주세요’, 바그너 ‘탄호이저’ 속 ‘저녁별의 노래‘ 등으로 풍성한 성량과 섬세한 음색을 오가는 다이내믹한 소리를 들려준다. 소프라노 서선영과 테너 강요셉도 게스트로 출연해 후배의 앞날을 든든하게 응원한다.

김기훈은 “관객들과 눈 마주치며 무대에서 소통하는 게 좋다”면서 “소프라노하면 조수미가 가장 먼저 생각나듯 바리톤 하면 바로 생각나는, 정말 잘하는 바리톤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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