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위대한 여행…삶 되찾은 기분” “같은 역 10년째인데 데뷔 무대 같아”

“한국서 위대한 여행…삶 되찾은 기분” “같은 역 10년째인데 데뷔 무대 같아”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11-29 17:16
업데이트 2021-11-30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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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스키아레티·델 베키오

작년 코로나 탓 조기 폐막 아픔 딛고
집시 여인 향한 광기 어린 사랑 연기
“굽은 자세 익숙… 감정 전달 더 노력”
“웃음 많은 한국 관객, 우리에겐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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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 중인 잔 마르코 스키아레티(사진)와 안젤로 델 베키오는 극 중에서는 근위대장 페뷔스와 성당 종지기 콰지모도를 연기하며 너무나 다른 욕망과 사랑을 표현하지만 작품을 향한 애정만큼은 한결같다.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두 사람(아래 사진)은 오래도록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노래하고 싶다며 언젠가 프롤로 주교(델 베키오)와 음유시인 그랭구아르(스키아레티)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 중인 잔 마르코 스키아레티(사진)와 안젤로 델 베키오는 극 중에서는 근위대장 페뷔스와 성당 종지기 콰지모도를 연기하며 너무나 다른 욕망과 사랑을 표현하지만 작품을 향한 애정만큼은 한결같다.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두 사람(아래 사진)은 오래도록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노래하고 싶다며 언젠가 프롤로 주교(델 베키오)와 음유시인 그랭구아르(스키아레티)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저는 지금 아름답고 위대한 여행을 하고 있어요. 이 여행이 언제 끝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안타깝고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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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 중인 잔 마르코 스키아레티와 안젤로 델 베키오(사진)는 극 중에서는 근위대장 페뷔스와 성당 종지기 콰지모도를 연기하며 너무나 다른 욕망과 사랑을 표현하지만 작품을 향한 애정만큼은 한결같다.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두 사람(아래 사진)은 오래도록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노래하고 싶다며 언젠가 프롤로 주교(델 베키오)와 음유시인 그랭구아르(스키아레티)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 중인 잔 마르코 스키아레티와 안젤로 델 베키오(사진)는 극 중에서는 근위대장 페뷔스와 성당 종지기 콰지모도를 연기하며 너무나 다른 욕망과 사랑을 표현하지만 작품을 향한 애정만큼은 한결같다.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두 사람(아래 사진)은 오래도록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노래하고 싶다며 언젠가 프롤로 주교(델 베키오)와 음유시인 그랭구아르(스키아레티)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노래를 하는 순간에도 이 무대가 끝이 나는 게 아쉽다며 배우는 고개를 저었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1831)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에서 근위대장 페뷔스를 연기하는 잔 마르코 스키아레티(35) 얘기다. 극의 상징적 인물인 콰지모도 역의 안젤로 델 베키오(29)도 “10년간 같은 역할을 했어도 이제 막 시작한 느낌이 든다”며 거들었다. 형태는 각기 다르지만 영원하고 변하지 않길 바라는 사랑을 노래하는 극 중 인물처럼 두 배우는 작품을 향한 사랑을 아낌 없이 드러냈다.

지난달 17일부터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국내 관객과 만나고 있는 두 사람과 함께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성악을 공부한 두 사람은 2006년 ‘줄리에타 에 로메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이후 델 베키오는 2011년부터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쭉 콰지모도 역을 맡았고 스키아레티는 2019년부터 페뷔스로 무대에 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내한했다가 코로나19로 조기 폐막하고 돌아갔던 터라 두 사람의 열의가 더욱 달궈져 있었다. “지난 한 해가 너무 끔찍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한국 공연 막이 올랐을 때 삶을 되찾고 드디어 숨을 쉬는 것 같은 마법 같은 경험을 했다.”(스키아레티), “처음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델 베키오)
1482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욕망과 사랑의 노래. ‘노트르담 드 파리’는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두고 콰지모도의 순수하고 맹목적인 사랑과 페뷔스의 육체적 사랑, 그리고 프롤로 주교의 광기 어린 사랑이 서로 뒤얽힌다. ‘대성당의 시대’, ‘아름답다’,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등 명곡들이 성스루로 이어지고 노래를 부르는 배우들과 안무가들이 구분된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역동적이고 강렬한 무대는 1998년 세계 초연(한국 초연은 2005년) 때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구부정한 자세와 슬픔 가득한 얼굴로 콰지모도를 연기하는 델 베키오는 “항상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어려웠던 자세가 익숙해져 감정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영어 등 3개 국어로 이 작품을 노래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로, 2014년 내한 공연을 위해 프랑스어로 작품을 익혔다. “10대부터 항상 이 노래를 프랑스어로 부르고 싶었다는 목표가 있었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이 작품의 프렌치 버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던 스키아레티는 아직도 “꿈만 같다”는 말을 거듭했다. “넘버들이 결코 쉽지 않아 매일 스스로 발전하고 노력하게 만드는 도전 정신을 일깨우는 어려운 작품”이기에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목표는 ‘인생작’인 노트르담에 있었다는 것이다.

관객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델 베키오는 “이 작품을 사랑하는 이유는 관객들 때문”이라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작품을 즐기고, 20년 전 오셨던 분들이 자녀를 데리고 와서 함께 공연을 즐기기도 한다”고 했다. 스키아레티는 “특히 한국 관객들은 늘 웃음이 많고 공연을 아주 잘 즐겨 배우끼리도 한국에 올 때는 고향에 오는 것 같다고들 한다”며 “그런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게 저희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보탰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서울 공연을 마친 뒤 대구 계명아트센터, 부산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도 이어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1-11-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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