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타발, 지도자 주몽 첫눈에 알아봤다

연타발, 지도자 주몽 첫눈에 알아봤다

입력 2010-03-06 00:00
업데이트 2010-03-06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 대상인의 시대 】 공창석 지음 박영북스 펴냄

중국 제일의 어장(漁場) 중 하나로 꼽히는 저장성(浙江省) 저우산군도(舟山群島) 남단의 한 섬인 푸퉈산(普陀山) 앞바다에 신라초(新羅礁)란 이름의 바위가 있다. 삼국시대 신라 배들이 많이 좌초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 밖에도 한반도와 마주한 저우산군도의 해안선을 따라가면 삼국시대 신라의 명칭을 딴 지명이 여러 곳 등장한다.

신라 배가 정박하는 포구란 뜻의 신라서(嶼)와 신라산(山), 신라왕묘(王廟) 등이 그것. 오래 전부터 이 지역을 통과해 당나라로 들어가던 신라 상인들의 왕래가 대단히 잦았다는 방증이다.

상인들은 국부(國富)를 일궈 국력을 신장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직접 나라를 세우는 주축세력이 되기도 한다. 고구려를 세운 주몽의 아내 소서노는 두 아들을 가진 8세 연상의 과부였다고 한다. 몇몇 학자들은 주몽이 그녀를 아내로 맞이한 데는 소서노의 아버지 연타발의 경제력이 큰 영향을 미쳤을 거라 추측한다.

역사서 ‘환단고기’는 연타발을 고향 졸본에서 압록강 유역 갈사 지역 등을 오가며 돈을 그러모은 대부호로 묘사하고 있다. 연타발은 주몽을 보자 첫눈에 한 나라 지도자로 손색 없는 인물이라 판단하고 딸 소서노를 시집 보냈다. 주몽이 나라를 세우는 데 그동안 쌓아온 재물도 기꺼이 내놓았다.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인 진나라 시황제의 아버지 여불위가 연상되는 장면.

이처럼 우리 역사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으면서도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상인들의 역사를 돌아본 책이 출간됐다. ‘대상인의 시대’(공창석 지음, 박영북스 펴냄)다. 저자가 경남도 행정부지사로 재직하던 2006년 펴낸 ‘한국 상인’의 ‘업그레이드 버전’.

저자는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과 무역대국을 이룩한 동인(動因)을 우리나라 최초의 대상인 연타발과 신라의 거상 김태렴, 해상왕 장보고 등으로부터 고려 개성상인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온 고유의 상혼(商魂)과 상인정신에서 찾는다. 나아가 우리에게 내재된 ‘상인 유전자’를 깨닫고, 선조들의 위대한 상혼과 전통을 미래로 이어가길 촉구하고 있다. 1만 8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2010-03-06 18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