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왜 이러지? _ 김성구

지구가 왜 이러지? _ 김성구

입력 2011-09-04 00:00
업데이트 2011-09-0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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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하늘이 뻥 뚫린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전혀 고마운 비가 아니었습니다. 모처럼 잠깐 개인 듯싶어 산에 올랐지요. 등산로 입구부터 우당탕탕, 계곡물 소리는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도 저의 애목, 산벚나무는 그 자리에 그대로 굳건히 서 있었습니다. 너무나 반갑고 고마워 한참 동안 껴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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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사귀는 총알 같은 빗방울을 맞아서인지 펑펑 구멍이 뚫리긴 했지만 그런대로 가지에 잘 버티고 있었습니다. 곁에 있는 큰 바위에 더럭 누웠습니다. 쌍쌍이 나비도 춤을 추고, 높이 날고 있는 잠자리는 독수리처럼 늠름해 보입니다. 거미도 그동안 굶주린 듯 3~4미터 거리의 가지 사이로 기다랗게 줄을 치고 먹잇감을 기다립니다.

‘어, 지구가 도대체 왜 이러지?’ 화산 폭발, 쓰나미, 100년 만의 폭우….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이 금세 잠잠해지는 듯합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앞으로 60년 후인 2070년부터는 태백산과 소백산 인근 내륙을 제외한 남한 전역은 아열대가 된다는 기상청의 관측 전망도 있고, 평균기온이 3.3도 상승해 아예 한반도에서 겨울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과학자의 얘기도 들립니다. 꼭 과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린 온몸으로 체험합니다. 어릴 적엔 전라도 담양에 가야 볼 수 있던 큰 대나무를 이젠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고, 신기하리만큼 정확했던 24절기는 이젠 달력 속에만 남아 있다는 것을.

매번 천재지변이냐 인재냐로 말다툼을 벌이는 것은 사람들밖에 없습니다. 자연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니, 인간의 언어로 말하지 않는 것뿐이지 사실 어떤 형태로든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조심해라, 조심해라!” 이젠 정말 자연의 소리를 들어야 하고 자연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어야 할 때입니다. 일방적인 인간의 욕심과 무분별한 행동은 더 이상 지구상에서 통할 수 없는 한계치에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연과의 대화는 말이 필요치 않습니다. 침묵이면 충분합니다. 그러면 자연은 위대한 소리를 시작합니다. 우린 그저 듣기만 하면 됩니다.

글쓴이, 발행인 김성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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