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나 모르겠어?”

“나야, 나 모르겠어?”

입력 2015-11-02 14:12
수정 2015-11-0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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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대표 사칭2700만원 챙긴 김모씨 사기혐의 구속

올해 2월 경북의 한 여성 구의원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발신번호는 051, 부산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나야, 나 모르겠어?” 남성은 구의원에게 대뜸 반말로 자신을 소개했다.

구의원이 느끼기에 경상도 말투에 느릿느릿한 전화 속 목소리는 영락없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였다.

“혹시 김 대표세요?”라고 말하자 이 남성은 맞다고 한 뒤 이번에 여성인재육성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자체 기부금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지금 부산에서 VIP를 모시고 행사를 하는데, (당신도) 여기 와서 사람들도 만나고 기부금도 가져오라”고 말했다.

전화 속 남성이 김 대표라고 믿은 구의원은 몇 시간 뒤 부산으로 가 한 찻집에서 한 50대 남성을 만났다.

그는 “대표님이 바쁘셔서 특보인 제가 대신 나왔다”며 구의원에게 현금 300만원을 받은 뒤 대표님에게 전달하겠다며 사라졌다.

이 구의원뿐만 아니라 전국의 시의원, 사업가, 교수, 대학병원 간부 등 7명에게 전화로 김무성 대표를 사칭하는 수법으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모두 2700만원을 챙긴 김모(55)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지자체 광역의원과 교수 등 10명에게도 전화를 걸어 기부금이나 불우이웃돕기 명목으로 돈을 뜯으려 했다.

김씨는 범행 전 각종 협회, 대학 홈페이지, 시·도의회 등의 홈페이지 200여곳을 인터넷 검색해 피해자의 연락처와 소속 등 각종 신상정보를 파악했다.

그런 뒤 전화를 걸어 김무성 대표 목소리를 흉내냈다.

김씨는 교수나 시·도의원 등 피해자 직업에 맞게 재래시장 활성화나 한일교류 프로젝트 공모 등을 언급하며 현혹했다.

전화 상대방 신분에 대해 긴가민가했던 피해자들은 자연스러운 반말과 자신에 대해 아는 듯한 김씨의 말투에 속아 넘어갔다.

한번 김씨를 김무성 대표라고 믿은 피해자 대부분은 “좋은 일 하는데 조금 보태시라”는 김씨 제의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피해자를 부산에서 오게 해 김 대표 특보라고 속인 채 300만∼500만원을 직접 받았다.

또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의 공중전화로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반말로 피해자들에게 권위를 세우고 사기행각을 벌인 김씨는 결국 반말 때문에 덜미가 잡혔다.

김씨는 김무성 대표가 자신을 반말로 대할 리가 없다고 의심한 한 교수의 신고로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의 한 공중전화 박스에서 사기전화를 걸다가 잠복 중인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이전에도 교장이나 대학 총장 등을 사칭해 교사나 기업인 등에게 기부금 명목으로 돈을 가로채는 등 사기 전과만 21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2일 김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2천700만원 대부분을 생활비로 썼다”며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여 신고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는 실제 올해 3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자신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피해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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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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