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조난·부상 야생동물 구조 급증

[환경] 조난·부상 야생동물 구조 급증

입력 2010-05-10 00:00
수정 2010-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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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구조 4.7배↑… 작년 641마리 치료후 방사

조난이나 부상 등으로 구조되는 야생동물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지난해 전국 9개 시·도 야생동물구호센터에서 조난이나 부상을 당한 야생동물 2353마리를 구조해 이 중 641마리(27.2%)를 치료 후 자연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부상이 심한 상당수의 동물은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간 야생동물 구조 실적을 보면 2007년(499건)에 비해 4.7배, 자연복귀는 5.2배로 늘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문인력과 시설·구호장비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효과적인 지원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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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홍천에서 야생동물구호센터 직원들이 치료와 재활을 거쳐 건강을 회복한 맹금류를 자연에 방사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강원 홍천에서 야생동물구호센터 직원들이 치료와 재활을 거쳐 건강을 회복한 맹금류를 자연에 방사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구조건수 늘었지만 완치율 낮아

지난해 치료 후 자연으로 돌려보낸 야생동물은 황조롱이 97마리, 소쩍새 20마리, 솔부엉이 18마리 등 천연기념물이 135마리나 된다. 또한 수리부엉이 39마리, 독수리 23마리, 말똥가리와 매 각 9마리 등 멸종위기종 92마리가 포함돼 있고 그 밖에 너구리 등 포획금지 야생동물 414마리 등이었다.

부상당한 야생동물은 응급처치 후 부상치료와 재활훈련 등 응급환자 대우를 받게 되는데 부상 정도에 따라 치료기간이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 밀렵도구나 교통사고, 질병 등으로 조난 또는 부상당한 야생동물을 구조해 치료를 하게 된 것은 2005년 ‘야생 동식물 보호법’이 제정되면서부터다.

국내 동물구조관리센터 현황에 따르면 2006년 강원도와 경북도에 전문 구조센터가 문을 연 것을 비롯해 현재 부산, 울산, 경기, 충북, 전남·북, 경남 등 9개 시·도에 시설이 마련돼 운영 중이다. 충남과 제주도는 올해, 대구·광주광역시는 내년까지 시설을 만들 예정이다.

정부는 아직도 많은 야생동물들이 제때 구조·치료를 받지 못해 죽는 것으로 판단하고 시설과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우선 서울시와 인천·대전시 등 3개 지자체에 대해 조속히 구조관리센터를 설치·운영토록 하고, 이미 운영 중인 센터에 대해서는 홍보와 순찰을 강화해 구조가 필요한 야생동물을 신속히 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환경부는 공공구조센터에 대해 건물 설치비 5억원과 구조·치료비로 매년 1억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문인력과 시설·장비 등을 확충하고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 운영규정’을 곧 제정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센터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진료소(동물병원 등)에 대해서도 실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면서 “겨울철 폭설로 야생동물이 굶어 죽는 사례가 빈번해짐에 따라 해당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임시 보호조치와 먹이주기 등의 활동도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민간단체 차량유지비조차 감당 버거워

동식물 보호단체는 “구조되는 것보다 밀렵꾼들에 의해 죽는 야생동물의 숫자가 더 많다.”면서 “구조시설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밀렵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야생 동식물 불법포획에 대한 벌금형을 없애고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등 벌칙 규정을 강화했다.

환경부는 최근 야생동식물의 관리·이용기능 강화 및 밀렵근절을 위한 벌칙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야생동식물보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야생동식물의 포획과 채취금지 등 보호 위주의 관리체계에서 상습 밀렵자에 대한 벌칙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는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단속에도 상습적인 밀렵이 근절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개정된 법률안은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서 동물의 구조·치료 외에 질병 연구기능까지 수행하고 소요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민간 조류·동물 보호단체들은 야생동물 구조·치료 실적은 민간협회 쪽이 많은데도 공공 구조센터에만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동물보호협회 한 관계자는 “조난이나 부상당한 야생동물을 좁은 그물 안에 가둬 놓는 것은 또 다른 동물학대”라며 “치료 후 넓은 공간에서 스스로 재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간단체들은 수렵 허가철(11~2월)이 돼야 밀렵단속이란 명목으로 400만~5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 것이 전부라면서 보다 효과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은 “민간단체들은 야생동물 구조를 위해 들어가는 차량 유지비조차 감당하기 버겁다.”면서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기관에 형평성 있는 지원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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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상기자 jsr@seoul.co.kr
2010-05-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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