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효과 커 의사들 줄 서
“생명에 지장이 없을 때까지 턱을 깎았다.” “성형수술에 중형차 한 대 값을 투자했다.” “면접서 58번 떨어졌지만 성형으로 새 인생을 찾았다.”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연예인들에게 ‘성형’이란 말이 금기어처럼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방송에 나와 자신의 성형 사실을 밝히는 것이 오히려 솔직하고 자신 있는 모습으로 여겨지고 있다. 급기야 2011년부터는 케이블 방송사를 중심으로 성형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면서 TV방송이 성형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인다.
일반인들로부터 사연을 공모한 뒤 성형을 통해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의 이른바 ‘메이크오버 쇼 프로그램’이 성형에 대한 욕구와 외모지상주의 현상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짓 사연을 만들어내거나 외모 콤플렉스를 두고 ‘괴물’ ‘반쪽 얼굴’ ‘썩은’ ‘곪은’ 등으로 표현하는 등 비하도 서슴지 않는다. 성형수술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치아나 코에 고민이 있는 있는 사람에게 가슴 성형과 지방 흡입까지 받도록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방송 출연을 통해 광고 효과를 누리려고 하는 성형외과 의사들이 줄을 선 실정이다. 의료홍보 관계자는 “미용 관련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을 하게 되면 홍보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에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의사들이 제작사 측에 협찬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지원한다는 것은 업계의 정설”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녹색소비자연대 정윤선 국장은 “성형수술 관련 방송이나 광고가 위험성과 부작용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이 ‘인생 역전’이라는 식으로 20~30대 여성의 호기심을 부추기는 데만 급급한다”면서 “방송심의위원회 등은 이런 문제에 대해 적절한 규제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4-01-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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