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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대 반납 #뚜껑 반납… “소비자들 힘으로 기업 바꿨죠”

#빨대 반납 #뚜껑 반납… “소비자들 힘으로 기업 바꿨죠”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21-07-15 17:44
업데이트 2021-07-17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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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현 지구지킴이 쓰담쓰담 대표

불필요한 플라스틱 모아 제조사로 보내
기업들은 빨대·뚜껑 없앤 상품으로 응답
“기업 생산 달라지면 소비 자연스레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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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담쓰담’을 비롯한 시민 활동으로 남양유업 본사에 설치된 빨대 및 뚜껑 수거함에서 허지현 대표가 빨대와 뚜껑을 넣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쓰담쓰담’을 비롯한 시민 활동으로 남양유업 본사에 설치된 빨대 및 뚜껑 수거함에서 허지현 대표가 빨대와 뚜껑을 넣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팩에 담긴 우유나 음료수, 바로 사서 마실 수 있는 커피 포장에는 늘 접어 쓰는 빨대가 붙어있다. 요구르트 마개 위에도 뚜껑이 한 겹 더 있다. 제품 보존이나 소비자 편의를 위해서라지만 제대로 역할을 해 보지 못하고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소비자 모임 ‘지구지킴이 쓰담쓰담’의 허지현(활동명 클라블라우) 대표는 이 안타까운 물건들을 재활용할 수 없을까 고민했다. 넘쳐 나는 쓰레기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식이 커지긴 했지만 기업에서 대량생산하는 기성 제품에는 불필요한 요소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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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은 화석연료를 쓰는 자원 소비에 대한 경각심으로 연결된다. 두유 제조업체에 반납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은 일회용 빨대. 클라블라우 인스타그램
기후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은 화석연료를 쓰는 자원 소비에 대한 경각심으로 연결된다. 두유 제조업체에 반납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은 일회용 빨대.
클라블라우 인스타그램
“쓰레기에 담긴 쓰임새에 대한 담론을 고민한다”는 목표를 가진 ‘쓰담쓰담’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평소에 “버리는 것을 줄이고 있는 것을 활용하자”는 목표를 가진 이들은 음료 빨대와 뚜껑을 모아 제조사로 보내기 시작했다. “2~3명이라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한 ‘빨대 반납’ 아이디어가 공감을 얻으면서 자발적으로 운동에 동참하는 시민들도 늘었다.

그 결과 지난해 2월 매일유업을 시작으로, 1년 5개월 동안 남양유업, CJ제일제당, 한국야쿠르트에 총 4차례 반납 운동으로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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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담쓰담’의 반납 운동은 요구르트 뚜껑으로도 이어져 기업들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쓰담쓰담 SNS 캡처
‘쓰담쓰담’의 반납 운동은 요구르트 뚜껑으로도 이어져 기업들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쓰담쓰담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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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햄 뚜껑을 활용해 만든 터치프리키는 업사이클의 사례다. 버튼이나 문고리를 잡는 데 쓴다. 쓰담쓰담 SNS 캡처
버려지는 햄 뚜껑을 활용해 만든 터치프리키는 업사이클의 사례다. 버튼이나 문고리를 잡는 데 쓴다.
쓰담쓰담 SNS 캡처
소비자들의 이러한 행동은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매일유업 고객최고책임자(CCO)는 “포장재 개발과 빨대 제공에 대한 합리적 방식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손편지 답장을 직접 보냈다. 우유 회사들은 빨대 없는 우유팩을, CJ제일제당은 햄 뚜껑 없는 명절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기업의 생산이 달라지면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일회용품 소비를 줄이게 된다”고 강조한 허 대표는 “소비자들이 함께 참여하고 제안했기 때문에 기업들도 움직인 것”이라고 했다. 모인 플라스틱들은 새로운 제품으로 업사이클링되거나 서울새활용플라자로 간다.
일상 속 일회용품을 모으고 기업에 보내 변화를 이끈 쓰담쓰담의 활동으로 빨대와 뚜껑 반납함이 곳곳에 생겼다. 박윤슬 기자
일상 속 일회용품을 모으고 기업에 보내 변화를 이끈 쓰담쓰담의 활동으로 빨대와 뚜껑 반납함이 곳곳에 생겼다. 박윤슬 기자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이너로서 허 대표는 버려진 것을 활용해 직접 소품들도 만든다. 그의 가방 속 물건 대부분이 ‘업사이클링’으로 태어났다. 5년 전부터 수저집을 가지고 다녔다는 그는 “이제는 자연스러운 습관”이라고 덧붙였다.

‘쓰담쓰담’의 5번째 프로젝트는 제과를 비롯한 과포장 줄이기다. 허 대표는 “자원의 소비와 순환과 같은 시대적인 흐름을 이해하며 시민, 기업들과 의견을 나누고 개선 방식을 찾아보려 한다”고 계획을 전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2021-07-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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