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생생 리포트] 이혼 후 학대로 아이 숨지자 日 충격… 122년 만에 ‘공동친권’ 검토

[특파원 생생 리포트] 이혼 후 학대로 아이 숨지자 日 충격… 122년 만에 ‘공동친권’ 검토

김태균 기자
입력 2018-07-22 17:38
수정 2018-07-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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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일본 도쿄 메구로구에서는 5세 여자 어린이가 이혼한 친모와 계부의 학대에 시달리다 숨진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던졌다. 아이는 보육원이나 유치원에도 다니지 못한 상태에서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씨 연습을 강요당했다. 부모는 아이에게 하루 한 끼만 제공했고, 겨울에는 찬물을 끼얹으며 학대를 했다. 계부에게 구타당해 숨졌을 때 아이의 체중은 고작 12㎏이었다.

일본 사회에서 이 사건 이후 부모가 갈라서더라도 자녀 육아만큼은 공동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에 한층 힘이 실렸다. 친부가 평소에 아이와 자주 만날 수 있었더라면 비참한 죽음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 이혼해도 육아 공동으로” 힘 실려

이에 일본 정부는 오랜 ‘단독친권’의 원칙을 깨고 ‘공동친권’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나섰다. 가미카와 요코 법무상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이혼 후에도 부모 양쪽 모두 아이의 보호·교육에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단독친권 제도의 변경을 포함해 폭넓은 검토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법무성은 친권제도 개선을 위한 민법 개정을 놓고 법제심의회에 자문할 전망이다.

연간 20만건에 이르는 일본의 이혼 가운데 60% 정도는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 이뤄지고 있다. 1896년 제정된 일본 민법은 이혼 후 친권자는 부모 중 한쪽으로 정해야 하는 단독친권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혼을 하게 되면 친권자는 자녀교육 및 재산관리 등에서 다양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 반면 친권이 없는 부모는 육아에 거의 관여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만나 볼 기회 등도 크게 제한된다. 자녀와의 면회 제한 등을 이유로 일본의 가정재판소에 제기된 조정 신청은 2016년 1만 2341건에 달했다.

●1896년 단독친권 제정… 이혼 연 20만건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혼 후에도 공동육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이가 부모 양쪽의 보살핌을 받아야 심신이 건강하게 유지된다는 교육적 차원의 이유 외에 양육비 지급이 원활해지고 면회를 둘러싼 마찰이 줄어드는 등 이점도 있다. 공동양육에도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있다. 자녀가 양쪽 부모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불안정한 생활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고, 양육 방식을 놓고 이혼한 부모끼리 다투게 될 수도 있다. 가미카와 법무상은 “부모의 관계가 좋지 않을 경우 등에는 공동친권 쪽이 자녀의 이익에 더 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해 공동친권 또는 단독친권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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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8-07-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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