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⑮ 종교인은 내겠다는데?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⑮ 종교인은 내겠다는데?

입력 2015-10-21 11:17
수정 2015-10-2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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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개혁을 위한 종교인 네트워크’ 주최로 열렸던 ‘종교인 과세와 사회적 공공성의 실현’ 워크숍 장면.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지난 2012년 ‘개혁을 위한 종교인 네트워크’ 주최로 열렸던 ‘종교인 과세와 사회적 공공성의 실현’ 워크숍 장면.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종교인은 내겠다는데 정치권은 왜 눈치를 보나’ 요즘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돌아가는 추세가 참 희한하다. 종교계는 대부분 과세에 찬성하는데 정작 정치권은 미적미적 딴 청이다. 주인과 객이 뒤바뀐,우스운 양상이 아닐 수 없다.
●정치권 ‘성스러운(?) 종교 행위 근로 개념으로 보는게...’ 과세에 미온적
 종교계는 원래 자신들에 대한 정부의 과세 방침을 썩 내켜하지 않았다. 일단 성직자와 교직자들의 성스러운(?) 종교 행위를 근로의 개념으로 본다는게 영 마뜩치 않았던 것이다.스님이나 목사, 신부의 법회며 예배, 미사까지 정부가 근로의 영역에 포함시켜 세금을 매긴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세금을 매긴다면 어떤 부분, 어느 정도를 대상으로 삼아야할 지의 구분이 막막했던 사정도 종교인 과세 반대의 적지않은 요인이었다. 실제 종교계에서 과세 대상에 포함될 성직자는 그닥 많지 않다는 게 종교계의 공통된 견해이다. 개신교의 경우 과세 대상에 포함될 수준의 사례비를 받는 목회자가 전체 목회자 가운데 얼마나 될까. 천주교 신부나 절집의 스님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계가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찬성 쪽으로 돌아선 건 예외없는 과세라는 ‘조세 평등주의’의 요구가 컸던 때문이다. 더이상 종교계를 향한 사회 일반의 과세 요구를 ‘남의 집 일’마냥 모른 체하고 물러설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는 대부분 수 년 전부터 공식적으로 과세 찬성의 입장을 밝혀왔고 개신교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중심으로 한 진보적 성향의 교단들이 과세 찬성 입장을 앞다투어 천명하는 한편 교회와 목사들 사이에 ‘자발적 납세운동’까지 번지고 있는 추세다. 천주교 사제들이야 이미 오래 전부터 원천징수를 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일부 보수 교단이 종교인의 고유 종교행위에 대한 과세를 인정할 수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종교인 과세’는 대세라는 여론이 형성돼있는 게 분명하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이 한 포털사이트에서 ‘종교인도 세금을 내야합니다’ 제하로 전국민 서명운동에 앞선 예비서명운동을 진행중이다. 500명을 목표로 지난달 24일부터 진행된 서명은 벌써 목표치의 80% 이상을 넘겼다고 한다. 네티즌들의 종교인 과세에 대한 입장은 ‘확고한 찬성’이고 모든 종교인들이 과세에 동참하라는 압력으로 비쳐진다. 한편으로는 종교인 보다 정치권을 염두에 둔 우회적 캠페인의 성격도 엿보인다.
●조세소위 의원 9명중 2명만 ‘과세’ 찬성... 또 무산되려나
 정부는 지난 2013년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국회의 법률 제정 없이도 종교인 과세가 가능하도록 만들었고 2016년 1월부터 과세 추진 방침을 정했다. 지난 8월 6일 ‘2015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종교소득에 대한 과세를 법률에 명시하겠다고 밝힌 터이다.
 그런데 네티즌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종자연은 “정부가 종교인 과세의 책임을 국회로 떠넘겼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종교인 과세 시행에 꼭 필요한 사전 절차인 법률 명시에 국회의원들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항간에는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여야의원 9명 중 종교인 과세에 찬성한 의원은 단 2명 뿐이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 설문 결과가 사실이라면 이번에도 ‘종교인 과세’는 물 건너 간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일반의 ‘조세 평등주의’에 대한 요구와 종교인들에 대한 기대가 크고, 그에따른 종교인들의 과세 동참 천명이 확산되는 분위기와는 영 딴판이다. 국회의원들의 미적지근한 태도는 말할 나위 없이 내년 총선을 의식한 눈치보기임을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공연히 종교계를 건드려 표심을 잃지 않겠다는 속내가 빤히 읽힌다. 정작 종교계는 내겠다는데….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우너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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