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대 흥행참패 3대

민주 전대 흥행참패 3대

입력 2010-10-01 00:00
수정 2010-10-0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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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가 1일로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흥행에 참패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애초 전당대회를 통해 차세대 주자를 발굴하고, 노선을 정비해 수권정당의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외부의 무관심과 반대로 후보들은 사활을 건 네거티브 경쟁을 벌여 내상(內傷)만 키운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흥행 실패의 첫 번째 이유로 ‘인물난’이 꼽힌다. 당내 ‘빅3’로 불리는 정세균·손학규·정동영 후보가 모두 나섰으나 국민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더욱이 이들은 상대 후보의 약점 부각에만 급급했다. 정세균 후보에게는 ‘관리형 대표 불가론’, 손학규 후보에게는 ‘한나라당 출신 불가론’, 정동영 후보에게는 ‘탈당 전력자 불가론’이 집중됐다. 한 재선 의원은 “세 후보 모두 약점을 극복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계파 정치만 심화시켰다.”고 말했다.

소장파인 486 후보 3명이 모두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하고, 단일화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세대교체’와 경선 혁명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그러나 백원우 후보가 사퇴하고 최재성·이인영 후보 간 단일화 가 무산되면서 ‘빅3’의 진부함을 극복할 카드가 사라졌다.

국민의 이목을 사로잡을 이슈를 제기하지 못하고, 체질 변화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 대다수 후보들이 ‘진보’를 외쳤지만 구호 경쟁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많다. 고원 상지대 교수는 “흥행 실패는 결국 국민으로부터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민주당의 한계에서 비롯됐다.”면서 “자신들이 내세운 진보적 가치가 진정성, 내용성, 현실성 등에서 의심받고 있는데, 정작 후보들은 이를 설득하려 하지 않고, 상대 후보 깎아내리기에만 집중해 판 자체를 오히려 축소시켰다.”고 평가했다.

전대 준비도 미진했다. 전대가 당초 예정보다 3개월 늦춰진 데다 그나마 전대 룰을 둘러싼 잡음으로 날짜가 9월 18일에서 10월 3일로 바뀌는 등 일정이 오락가락했다.

더욱이 추석 연휴까지 끼어 시·도당 위원장 선거 등이 무리하게 짜여졌다. 총리 후보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 준비까지 겹쳐 집중도가 떨어졌다. 30%가 반영되는 여론조사를 위한 일반당원과 진성당원의 명부가 30일에야 확정되는 허술함도 노출했다. 여성 후보인 조배숙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를 확보한 상태여서 8명의 후보 가운데 1명만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 전대가 순위투표로 전락한 것도 관심도를 떨어뜨렸다.

이창구·구혜영기자

window2@seoul.co.kr
2010-10-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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