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한방’ 없었던 정병국 청문회

‘한방’ 없었던 정병국 청문회

입력 2011-01-18 00:00
업데이트 2011-01-18 00:3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野, 추가의혹 없이 재탕 공세… 與, 후보자 ‘편들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이 호언장담했던 추가 의혹은 나오지 않았다. 반대로 정책 검증에 초점을 맞추겠다던 한나라당은 ‘편들기’에 가까웠다.

이미지 확대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도중 입을 굳게 다물고 청문위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도중 입을 굳게 다물고 청문위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양평 영농계획서 등 잘못 시인

인사청문회에서는 지난해 ‘12·31 개각’ 발표 이후 인사 검증 과정에서 제기됐던 의혹들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사실상 재탕에 그친 것. 다만 일부 의혹에서 정 후보자로부터 잘못에 대한 시인을 이끌어냈다는 점은 성과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경기 양평군 개군면에 지목이 논인 땅을 취득하면서 직접 농사를 짓는 것처럼 허위로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정 후보자는 “부모님으로부터 유산으로 증여받았다가 형제 간에 명의 이전하는 과정에서 법이 바뀌어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최 의원은 “이 땅을 실제로 증여받은 것이 1995년인데 정 후보자 명의로 이전한 것은 2004년”이라면서 “부동산 취득 후 3년 이내 등기를 이전토록 한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이라고 추궁했다.

정 후보자는 “거기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사업을 하던 형님의 땅 지분이 차압당하는 등 사정이 있어 바로 명의 이전을 못한 것”이라고 일부 잘못을 인정했다.

정 후보자는 ▲자녀 이중 소득공제 ▲주유비 과다 사용 ▲잦은 교통신호 위반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일부 잘못을 인정했다.

민주당 장병완 의원은 “정 후보자와 부인이 최근 5년간 두 자녀의 소득공제를 이중으로 받았으며, 총 307만 2000원에 이른다.”고 질책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청문회하면서 인지했다.”면서 “착오로 못 챙겨 결과적으로 법 이행을 충실히 못했다.”고 수긍했다.

이미지 확대


●부인 땅투기 의혹 강력 부인

또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2009년 한해에만 주유비로 2900만원을 쓰고, 정작 국회로부터 지급받은 연간 1140만원의 유류비는 엉뚱한 곳에 쓴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주유비 조로 나오는 돈은 사무실 운영계좌에 입금해 다른 명목과 함께 사용됐다. 미처 그 부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달에 두번꼴로 과속 위반 스티커를 부과받은 것과 관련, 정 후보자는 “국정 활동과 지역구 활동을 욕심내 다니다 보니 교통법규 준수문제를 챙기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남한강 예술특구 특혜 지원 ▲박사학위논문 표절 ▲배우자 땅투기 등의 의혹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부인했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남한강 예술특구’ 사업과 관련한 7가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사업은 문화부가 정 후보자의 지역구인 경기 양평군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남한강연수원 37만㎡ 부지에 예술특구를 조성하는 것으로, 지난해 말 예산 484억원 전액이 국회를 통과했다.

천 의원은 정 후보자가 한나라당 예결위원에게 보낸 ‘쪽지예산’과 코바코 이사회 회의록을 제시하며 “예산 편성 과정에서 원칙을 어겼다.”면서 “(사업 부지) 소유자인 코바코의 동의가 없었고 뒤늦게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도 정치적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예산 배정을 위해) 의견을 적극 개진했지만 결코 사리사욕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정 후보자는 또 “논문은 2003년에 심사를 받았고, 문제 제기한 표절 심의 기준은 2005년 행정학회에서 만든 것”이라면서 “배우자의 기획부동산 투기 의혹은 친목 모임에서 회비를 모아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역대 문화장관중 박지원 가장 뛰어나”

아울러 정 후보자는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의 문화부 장관 10명 중 가장 뛰어난 장관을 꼽아달라는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 질문에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정 후보자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장관을 할 당시 문화부 예산이 전체 예산의 1%를 넘는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부적격 결론을 내리고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정 후보자의 충분한 해명으로 논란이 해소됐다며 적격 의견을 밝혀 19일 청문경과 보고서 채택에 진통이 예상된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2011-01-18 6면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