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여권발 개헌드라이브 입장 변화하나
여권발 개헌 드라이브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민주당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개헌이 수면 위로 나올 때마다 ‘실기했다’, ‘진정성이 없다’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18일 이재오 특임장관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올해가 개헌을 비롯한 정치개혁의 황금기”라고 했지만 시큰둥하기는 마찬가지다.모처럼 웃음꽃
18일 2개월여 만에 개회한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김무성(오른쪽)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나란히 앉아 활짝 웃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18일 2개월여 만에 개회한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김무성(오른쪽)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나란히 앉아 활짝 웃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여권 내부의 개헌 교감 지수가 높아진 것 아니냐는 시선 속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도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전날 KBS에 출연, “대통령 임기 4년차인 데다 한나라당도 전쟁 중이라 개헌은 불가능해졌다.”면서도 “만약 한나라당 다수 의원들이 우리가 피할 수 없을 정도로 개헌을 요구한다면 특위 같은 기구 구성에 응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견을 전제로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한다고 말한 뒤 “고 김대중 대통령은 대통령 중심제를 선호했는데 서거하기 얼마 전 ‘이원집정제, 즉 분권형 내각제로 할 때가 됐다’고 했다. 자서전에도 남겼다.”고 소개했다.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여당이 통일된 안을 갖고 오면 응해야 한다고 본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개헌 논의가 가능한 조건을 ‘한나라당의 단일안’이라고 못 박았다. 이번 인터뷰에선 ‘피할 수 없을 정도의 요구’라고 했다. 요건 약화라고 판단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이 어떤 형태가 되든 안을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최고위원의 발언 이후 대통령이 개헌을 발의하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게 봤지만 한나라당의 분란이 심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헌 논의가 가능한 조건을 자꾸 강조하는 것은 한나라당을 흔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정 최고위원도 “한나라당이 내부 정리를 못하면서 민주당에 개헌하자고 하면 되나. 개헌은 물 건너 갔다는 데 방점이 있다.”고 전했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2011-02-19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