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정부는 아무 도움 안 줬다” “장 前총장 미국행 분명한 타의”
만남의 장소에는 마침 같은 군영 출신인 황헌친(90) 예비역 준장도 함께 있었다. 이들에게 장 전 총장이 치매 증상을 앓고 있다고 하자 강 전 총리는 “일제 때 학병(學兵)으로 같이 갔고 매우 똑똑한 친구인데 그거 참 안됐다.”며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강 전 총리 역시 고령인지라 과거에 대한 기억이 또렷하지 않았다. 장 전 총장이 미국으로 가게 된 진짜 이유에 대해 그는 “한국보다 널찍한 데서 살고 싶었나 보지 뭐.”라면서 웃어넘겼다. 강 전 총리는 황 장군에게 “미국 왜 갔지?”라고 물었다. 황 장군은 “5·16 정부가 들어서면서 서로(박정희와 장도영) 환영할 인물이 아니었고 미국에서도 장도영을 아까운 사람으로 평가한 것이 아니냐.”면서 분명한 것은 5·16 정부에서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5·16 당시 6관구사령부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재춘(육사 5기) 전 중앙정보부장은 “군에서 자주 모셨고 두 집안이 서로 오고 갈 만큼 친하게 지냈다.”면서 동생도 미국에서 외롭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장 전 총장의 미국행이 자의 반 타의 반이냐고 묻자 “타의였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2011-06-02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