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선이 죄인이냐”…한나라, ‘물갈이론’ 반발 확산

“다선이 죄인이냐”…한나라, ‘물갈이론’ 반발 확산

입력 2011-08-03 00:00
업데이트 2011-08-03 10:5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한나라당 내 총선 물갈이론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영남권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이 최근 ‘물갈이 비율 40%대’를 언급한 데 이어 공천 실무를 담당할 김정권 사무총장이 “총선에서 자기희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물갈이 타깃으로 ‘존재감없는 영남권 중진의원’이 주로 거론되면서 당 지도부와 영남권 중진의 갈등 기류로 감지된다.

부산 중진인 안경률 의원은 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당이 지나친 물갈이를 하다 큰 것을 잃을 수 있다”며 “말을 앞세워 함부로 발언할 게 아니라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책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다선은 명예의 훈장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다선이 죄인인 것처럼 몰아붙이는 저의는 공천에 대한 개인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공격했다.

그는 “이런 치졸한 발상을 갖고 나라일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영남권 중진 상당수가 친박(친박근혜)계고, 홍준표 대표의 ‘공천 언급 자제령’에도 불구하고 홍 대표 측근 인사들 사이에서 ‘물갈이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홍 대표와 친박계의 마찰도 예상된다.

한 친박계 의원은 “홍 대표가 총선 공천을 자기 의도대로 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며 “18대 총선 때와 같은 ‘사천(私薦)’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당내 여론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최고위원 상당수가 ‘인위적 물갈이’에 반대하고 있어 향후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홍 대표와 당직 인선 갈등을 빚은 최고위원들이 ‘홍 대표 감시역’을 자처한 만큼 물갈이를 포함해 후폭풍이 수반될 공천 문제를 놓고 사전 견제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물갈이가 이뤄지더라도 인위적 물갈이가 아닌 시스템과 국민에 의한 물갈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남경필 최고위원도 “인위적 물갈이는 반대”라고 말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좋은 인물을 영입하는 게 총선 대책으로, 이를 위한 실질적 노력이 중요하지 몇몇 당직자가 말로 하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물갈이를 해도 원칙과 기준에 의해 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내년 총선 필승 전략으로 ‘물갈이’를 꼽는 쇄신그룹 내에서도 의아해 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쇄신파 의원은 “물갈이가 필요하지만 치밀한 총선 전략 아래 전광석화처럼 이뤄져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어설픈 물갈이 발언은 교체 대상이 방어막을 칠 기회만 제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