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흡수’ 차질 우려..‘대항마’ 고심 선거전략 송두리째 흔들 변수로 부상 가능성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무소속 출마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3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나라당이 중도층 흡수대책에 부심하고 있다.안 원장이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부동표를 대거 흡수할 가능성이 있어 보수층을 결집하고 일부 중도층을 끌어들여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전략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수층의 결집만으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고 일부 중도층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지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참여한 서울지역 유권자 25.7%는 대부분 ‘오세훈안’을 지지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기반으로 외연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2일 충남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선별적ㆍ보편적 복지라는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 서민ㆍ민생 복지를 적극 추진키로 한 것도 중도층 흡수 전략의 일환이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활용해 20~30대 표심을 공략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었다.
하지만, 안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는 여야 구도를 염두에 두고 세워놓은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은 ‘안철수 후보’의 파괴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선거전략의 중심을 보수층 결집에 둘 것인지, 아니면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대에 둘 것인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3자 구도로 가면 야권 표가 분산되기 때문에 보수층 결집을 통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서울지역의 한 친이(친이명박)계 의원은 “안 원장이 여야 양쪽의 표를 모두 가져가겠지만 주로 젊은층과 민주당 지지표를 가져갈 가능성이 커 불리할 것은 없다”며 “‘산토끼’ 잡기를 기본으로 하면서 집권당 경험을 강조하고 후보의 색깔에 들어맞는 정책을 내놓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원장이 서울지역의 두터운 부동표를 대거 쓸어가면 3자 구도로 가더라도 한나라당에 유리하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소장파 의원은 “3자 구도로 가면 승리한다는 것은 착각”이라며 “서울시장 선거가 반이명박 구도로 가면 이기기 어렵고, 최악의 시나리오로 안 원장과 야당 후보가 단일화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안 원장의 출마가 가시화하면 당내 후보로는 승리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도층을 견인할 수 있는 ‘대항마’를 찾는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