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 ‘국민눈높이’로 대대적 물갈이

與 공천 ‘국민눈높이’로 대대적 물갈이

입력 2012-01-16 00:00
수정 2012-01-1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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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비상대책위가 16일 마련한 4ㆍ11 총선 공천기준안은 정치 변화를 희망하는 국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이다.

공천안에 포함된 개방형 국민경선제, ‘나가수’식 비례대표 선발, 여론조사를 토대로 한 하위 25%의 현역의원 공천배제 등이 그런 장치로 볼 수 있다.

현역 의원 교체폭이 50% 안팎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에서 부자ㆍ기득권ㆍ웰빙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걷어내고 새 정치를 위한 인적 진용을 갖춰 4ㆍ11총선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 원칙은 지역 주민이 원하고 신뢰하고 그 지역을 위해 애쓴 사람이 그 지역의 후보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황영철 대변인이 전했다.

◇개방형 국민경선제 = 국민이 공천권을 행사하는 제도로 전체 245개 지역구의 80%인 196곳에 대해 적용된다. 선거인단은 일반 국민 80%, 책임당원 20%의 비율로 선거구별로 구성키로 했다.

완전개방 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만큼 오픈된 형태는 아니지만 국민 참여폭이 크다는 점에서 역(逆)선택 방지 등 야당 지지자의 경선 참여 배제가 관건이다.

한나라당은 선거법을 고쳐 같은 날 경선을 실시할 것을 야당에 제안키로 했으나 여야 합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정치 신인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선거인단 규모가 2천∼3천명의 선거구에서는 ‘무늬만 국민경선’이지 현역 의원이 조직을 가동해 일반 유권자 몫을 채울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낮은 인지도도 신인들의 고민이다.

비대위도 이를 의식해 경선에 나서는 여성 후보들에게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가산점은 본인의 득표수에 비례해 여성후보 중 신인과 전ㆍ현직 기초의원은 20%, 전ㆍ현직 비례대표 국회의원ㆍ당협위원장ㆍ광역의원은 10%의 수준이다.

경선에 현역이 나서면 신인과 1대1 양자구도를 만들고, 현역이 안 나서면 신인 2∼3명의 다자구도를 편성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국민 대 책임당원의 비율에 대해 “국민의 한 표가 책임당원의 한 표보다 무거워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국민의 비중이 9가 되더라도 그냥 8로 계산하고 7이 오면 그냥 7로 계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략공천 = 당이 영입한 인물을 전략지역의 후보로 내세우는 제도이다. 245개 지역구 중 20%인 49곳이 대상으로 분류됐다.

박 비대위원장은 “한 지역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 지역 전체가 같이 가도록 만들어주는 거점이 있다. 그런 곳에 경쟁력이 있는 새 인물을 발굴ㆍ공천함으로써 지역 전체의 경쟁력이 올라가는 게 전략공천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지역에 어떤 인물인지 잘 골라서 정말 경쟁력 있는 인물이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공천 지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강세지역인 서울 강남 3구와 강동갑, 양천갑, 성남 분당 등이 10여곳이 거론되고 있다.

안정적인 당선이 가능한 ‘텃밭’ 영남권의 68개 선거구를 전략공천지로 겨냥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해당 의원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경쟁력이 뛰어난 인물을 불리한 지역에 내보내 과감하게 승부할 가능성도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불리하다고 한 지역도 정말로 사람을 잘 발굴해내면 안됐던 지역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황 대변인은 전했다.

◇현역의원 평가 = 당 지역구 의원 144명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8명을 제외한 136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통해 경쟁력(50%)과 교체지수(50%)를 평가하는 것이다.

비대위는 이 결과에 따라 하위 25%인 34명은 자동적으로 공천에서 배제키로 했다. 공천신청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같은 평가는 설 연휴 직후 구성되는 공천심사위원회가 관할한다. 여론조사 방법, 시기는 공심위가 결정하게 된다.



◇도덕성 논란 인사 ‘공천아웃’ =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그동안 부적절한 행동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 도덕성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도 주목된다.

현행 당규(9조)도 공직후보자 부적격 기준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재판 계속 중에 있는 자’, ‘파렴치한 범죄 전력자’ 등 11가지를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한층 강화한다는 얘기다.

비대위는 이날 ▲세금포탈 및 탈루ㆍ금융비리ㆍ부동산투기 사범 ▲성희롱으로 물의를 일으킨 자, 특히 강간ㆍ강제추행 등 성범죄로 벌금형 이상을 받은 자 ▲사회적 물의로 당 명예를 실추시킨 자 ▲성범죄ㆍ뇌물ㆍ불법정치자금수수ㆍ경선부정행위 등 4대 범죄로 형이 확정된 자 등 파렴치ㆍ부정비리 범죄는 그 시기와 무관하게 공천에서 배제키로 했다.

황영철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지역 주민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며 “강간 등의 범죄는 벌금형 이상을 받은 자에 대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는 형을 받지 않아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죄 시기와 무관하게 공천에서 배제할 경우, 소급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그러나 비대위는 이 정도의 결연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서는 ‘성희롱당’, ‘부정ㆍ부패당’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지울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몇 년 새 ‘성희롱’으로 비판을 받은 몇몇 의원이나, 최근 ‘전대 돈봉투’ 사건부터 멀리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의 입법로비 의혹 사건 등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의원 및 당 인사들이 공천에서 배제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 비대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된 모 의원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 판단기준이 애매하다”면서 “구체적 기준은 공천심사위에서 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공을 넘겼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까지 벌금형이 선고된 A의원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뒤 지난해 10월 벌금형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B, C, D 의원이 공천을 받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비례대표 25% ‘국민이 뽑는다’ = 비례대표 공천도 ‘국민’을 주요 콘셉트로 하고 있다.

그동안 비례대표가 당내 실력자에 대한 배려나 계파 나눠먹기식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최대한 국민의 의견을 감안한다는 것이다.

인재영입분과위의 안을 도입해 비대위가 전략영입을 통해 75%를 공천하되, 국민배심원단을 구성해 25%를 공천한다는 것이 그런 맥락이다. 국민배심원단은 전문가 50인과 국민ㆍ당원 공모 50인 등 100인으로 구성된다.

애초 비대위는 국민공모 등을 통해 선발된 2배수 후보를 상대로 국민배심원단이 질의ㆍ응답, 소신발표 및 평가 등을 공개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신중하게 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아 의총을 통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비례대표 공천은 지역구 공천에 앞서 실시하기로 했다. 역시 국민 시선을 의식한 행보다.

지역구 공천은 현역 의원들의 반발 등으로 민감성이 큰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동시에, 국민이 비례대표 공천자들을 통해 ‘한나라당이 어떻게 변하겠구나’ 하는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비례대표는 과학ㆍ문화ㆍ농업ㆍ행정 등 여러 분야가 있다. 그 분야 목소리를 수렴하고 잘 소통해 정책을 입안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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