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창업공신 ‘6인회의’ 쇠락…정권중심축 흔들리나

與 창업공신 ‘6인회의’ 쇠락…정권중심축 흔들리나

입력 2012-01-27 00:00
수정 2012-01-2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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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ㆍ박희태 불출마 이은 최시중 중도낙마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7일 전격 사퇴하면서 이명박(MB) 정권의 중심축이 휘청이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 박희태 국회의장, 이재오 의원, 김덕룡 민화협 의장과 함께 지난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의기투합한 ‘6인회의’ 멤버다.

이들 5명의 ‘창업 공신’은 대선 당시 ‘6인회의’ 멤버인 이명박 대통령후보에게 서슴없이 직언하는 명실상부한 후견그룹이었고, 정권 창출 이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실세그룹으로 분류된다.

실제 이상득 의원은 ‘영일대군’으로, 최시중 위원장은 ‘MB의 멘토’로 각각 불렸고, 총선 공천 탈락으로 시련을 겪은 박희태 의장은 18대 국회 첫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되는 등 정권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 탄생 4년이 지난 현재 ‘6인회의’ 멤버의 현주소는 ‘쇠락’ 그 자체다.

측근 비리 및 돈 봉투 사건 등으로 이상득 의원과 박희태 의장은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적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최시중 위원장은 ‘중도 낙마’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즉 ‘6인회의’ 멤버의 절반이 ‘정치적 영어의 몸’이 됐다는 점은 MB 정권 실세그룹의 몰락을 뜻한다.

임기를 불과 1년 앞둔 상황에서 정권 중심축이 무너지면서 권력지형이 재편되는 동시에 현 정권을 향한 거센 공세가 예상되는 올해 총선ㆍ대선 국면에서 ‘방어막’이 사라진 셈이다.

문제는 이들의 퇴조에 ‘비리 의혹’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불출마 선언 및 사퇴로 비리 의혹이 차단될 수 없으며 오히려 ‘권력형 비리’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현 정권의 레임덕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 4ㆍ11 총선을 코앞에 둔 한나라당에 대형 악재가 될 전망이다. CNK 주가조작 의혹과 함께 총선 정국을 ‘시계 제로’로 만들 중대 변수로도 꼽힌다.

이상득 의원의 경우 측근인 박배수 보좌관이 SLS그룹 등의 구명청탁 대가로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8억원의 뭉칫돈이 발견돼 이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한 박희태 의장 역시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과 관련해 어떤 형태로든 검찰의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최시중 위원장의 사퇴도 측근인 정모씨의 비리 의혹과 무관치 않다.

여기에 최시중 위원장은 종합편성채널을 비롯한 각종 언론정책을 놓고 지난 4년 간 야당과 첨예한 갈등을 빚어왔다.

야당 입장에서는 이들 ‘6인회의’ 멤버에 초점을 맞춰 권령형 비리 공세를 강화할 게 명약관화하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총선판 자체가 요동칠 수 있다. 최시중 위원장이 주도한 언론정책의 정치쟁점화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박근혜 비대위’의 쇄신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때 논란이 증폭됐다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MB 탈당론’이 재연되는 등 MB 정권과의 단절 논의가 불붙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의원은 “시대에 맞지 않은 ‘70대 기수’에게 실권을 맡긴데 대한 실패가 확인된 것”이라며 “레임덕의 문제가 아니라 총선을 앞둔 당에서는 MB 탈당론이 다시 거론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6인회의’의 다른 멤버인 이재오 의원과 김덕룡 의장도 정권의 구심점 역할에서는 한발짝 물러선 상태다.

당내 친이(친이명박)계의 좌장 역할을 해온 이재오 의원은 ‘대통령 탈당론’을 정면 반박하며 ‘MB 정권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지만, 당내 무게중심이 친박(친박근혜)계로 이동한 상황에서 낮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김덕룡 의장에 대해서는 4ㆍ11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ㆍ합류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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