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재단 운영원리는 ‘수평적 나눔’

안철수재단 운영원리는 ‘수평적 나눔’

입력 2012-02-06 00:00
수정 2012-02-0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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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혜자-기부자 쌍방향 기부..SNS 적극 활용한 ‘키바’ 모형 차용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밝힌 가칭 ‘안철수재단’은 ‘수평적 나눔’을 핵심 운영 원리로 하고 있다.

재단 측은 “사회로부터 받는 혜택의 일부를 다시 사회로 돌려주려는 마음을 담고자 한다”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사회적 토양을 일구는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모든 사람이 기부자이자 수혜자가 돼 서로를 도울 수 있는 ‘가치선순환’을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기부자가 수혜자를 돕는 일방적 지원 구조가 아니라 기부자와 수혜자라는 구분을 넘어서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는 연결고리로서 재단의 역할을 설정한 것.

재단 측은 “수혜자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미래의 가치로서 미래에 다른 누군가를 도울 수 있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원칙에 따라 재단은 사업방향을 ‘수혜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기부문화 조성’으로 잡았다.

수혜자도 기부문화 확산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할 별도 공간을 마련키로 했다. 재단의 명칭을 국민 제안을 받아 확정키로 한 것도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의 재능을 기부받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첨단 정보기술을 이용한 손쉬운 기부를 실현하자는 것도 사업방향의 하나다. 기부플랫폼을 만들어 편리하게 기부를 하고, 기부자가 수혜자의 다양한 요구를 한 눈에 파악해 선택적 기부가 가능하도록 웹사이트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연동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재단은 비영리 마이크로 파이낸스 기구인 키바(KIVA)를 모델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재단 설립작업을 준비해온 강인철 변호사는 “누구나 키바에 접속하면 나눔을 실천할 수 있고, 적십자사의 1일 방문객보다 키바 방문객이 더 많다고 한다”며 “재단은 모든 사업에 키바의 중요한 개념을 도입해 쉽고 즐겁게 기부문화에 동참하는 시스템을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3~4년 전부터 SNS 등 첨단 기술을 사회활동에 적극 접목해 많은 성과를 얻는 모델이 등장했다”며 “한국에는 이런 활동이 부족해 이를 확산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단은 이를 위해 모든 사업을 기존의 모범적인 공익단체와 적극 협력해 추진한다는 방향도 정했다.

재단의 중점 추진 사업은 ▲일자리 창출 기여 ▲교육 지원 ▲세대 간 재능기부 등 세 가지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선 사회적 기업의 창업자들을 선발해 사무실 무상임대 등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 사회적 기업가 양성 교육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지원은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사람과 사회적 약자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 사업을 우선 추진하고, 세대간 재능기부를 위해 정보기술(IT) 교육을 하는 실버스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시민사회운동 분야의 1세대인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고문이 재단 이사장을 맡고, 고성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김영 사이넥스 대표, 윤연수 KAIST 교수,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가 이사로 참여하기로 했다.

안 원장은 “윤 고문은 2004년께 한 포럼에서 처음 만났다”며 “(기부 면에서) 가진 직까지도 기부할 정도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신 분이고, 많은 분들이 추천해줬다”고 말했다.

재단 측은 “공식 출범 시기는 주무관청 승인시점 등을 감안할 때 3월 이후가 될 것”이라며 “공익법인으로 시작해 2년 후 성실공익법인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실공익법인은 운용소득의 80% 이상을 직접 공익목적에 사용하고, 출연자나 특수관계자가 이사의 5분의 1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 기부금 운용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형태를 말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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