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만 국회에 ‘선거구획정권’

韓·美만 국회에 ‘선거구획정권’

입력 2012-02-18 00:00
수정 2012-02-1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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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을 두고 여야가 입장을 좁히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논의를 이어가자 선거구 획정제도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회의원의 선거구를 국회에서 정하게 되니 당연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국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8곳의 지역을 나누고 5곳을 합구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지만 여야 논의과정에서는 2곳의 분구 지역만 거론됐고 합구 지역은 철저히 무시당했다. 공직선거법상 ‘국회는 위원회의 획정안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강제사항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의결권은 고스란히 의원들이 쥐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요 국가들의 선거구 획정제도를 분석한 결과 10개국 가운데 국회의원 선거구를 국회에서 정하는 곳은 우리나라와 미국뿐이다. 미국의 경우 10년마다 실시하는 조사에 의거한 인구비례에 따라 각 주의 하원의석을 재배분하고 있다. 각 주의회에서 상·하원들이 합의가 안 될 경우 연방법원이 결정하게 되거나 주지사가 의회의 결정을 거부할 수 있다. 스웨덴의 경우에도 명목상 선거구획정기관이 입법부로는 돼 있지만 원칙적으로 각각의 군이 하나의 선거구를 대표하고 있어 국회가 갖는 권한은 없다.

영국과 캐나다는 입법부 외에 중립적인 위원회를, 일본은 정부 산하기구로 선거구 획정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입법부는 위원회가 정한 안의 입법을 지연시키는 것만 가능하다. 독일, 호주에서도 각각 중립적인 위원회에서 선거구 문제를 다루고 있는 데다 의회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어 입법부의 관여가 전혀 불가능하다. 선거구를 재획정하는 주기가 4년으로 짧은 편인 독일의 경우 선거구 획정위원회를 상설합의제 기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는 정부가 조직법에 의해 선거구를 정하고 있으며 멕시코의 경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다루게 돼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17일 “위원회를 국회 외의 독립위원회로 두고 선거구 획정에 대한 의결권을 주고 국회의장은 의결된 획정안을 그대로 본회의에 상정하도록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객관적인 선거구 획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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