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 안철수 양강구도시 혼전 예상
18대 대선 고지를 향한 여야간의 진검승부가 본격화됐다.새누리당은 2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박근혜 대선후보를 선출했고, 민주통합당은 내달 중순 후보 선출을 목표로 경선을 진행중이다. 범야권의 유력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링’에 오르기 위해 몸풀기를 하고 있다.
여야간 승부를 점치기 힘든 안갯속 판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권재창출에 나선 여당과 5년 만의 정권탈환을 노리는 야당의 대권다툼은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대선은 단순한 여야 대결을 넘어 처음으로 ‘여성 대 남성’의 성(性) 대결구도로 치러지는데다 기존 정당정치와 안철수식 새로운 정치형태의 격돌, 복지와 경제민주화의 이른바 미래담론을 둘러싼 대결 양상도 띠고 있어 벌써부터 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빨라지는 대선시계 = 박근혜 후보 확정으로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시계판이 갑자기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민주당 후보 확정시점은 지금부터 한 달 후인 내달 중순이고, 안 원장 역시 아직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팽팽한 삼각 기싸움 속에 대선 열기는 고조되고 있다.
박 후보는 정치적 휴지기 없이 곧바로 대권행보에 나서면서 각종 쇄신과 화합 드라이브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과정에서 분열된 당심과 보수층을 하나로 모으는 동시에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이 무대에 올라오기 전에 중도층을 최대한 흡수해 입지를 확실하게 굳혀 놓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박준영 후보 5인은 일제히 ‘박근혜 대항마’를 자처하며 ‘박근혜 때리기’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제주를 시작으로 내달 16일까지 13개 권역을 도는 순회경선을 실시해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지만 50% 이상 득표하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내달 18일부터 23일까지 1ㆍ2위 후보간 결선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의 최대 관심은 안 원장이 언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느냐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며 이번 대선판의 ‘상수’로 꼽혀 온 안 원장이 대권 도전을 선언할 경우 대선판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본선 대진표는 = 박근혜 후보 확정으로 이제는 ‘본선 대진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후보와 대권 쟁탈전을 벌일 야권 후보는 아직 안갯속이다.
박 후보와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모든 ‘경우의 수’를 상정,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향후 확정될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의 단일화 또는 연대 여부가 최대 변수다.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 간 단일화가 성사되면 박 후보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대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지난 4ㆍ11 총선에서 비록 새누리당이 승리했지만 전체 득표율 면에서는 오히려 야권연대가 3% 포인트 앞섰던 점을 감안하면 안 원장과 민주당이 연대 내지 단일화할 경우 ‘박근혜 대세론’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야권이 결과에 승복하는 단일대오를 형성하면 박근혜 후보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야권 단일화가 불발되면서 안 원장이 마이웨이를 선언, ‘박근혜-민주당 후보-안철수’ 3자 대결로 펼쳐지면 야권표가 분산되면서 박 후보에게 유리한 판을 예상할 수 있다.
신 율 명지대 교수는 “안 원장이 후보단일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박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100%”라며 “안 원장의 그런 선택은 새누리당을 돕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강 구도로 짜여도 박 후보와 겨룰 야권 단일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판세는 달라질 수 있다.
여권 일각에선 민주당 후보로 야권 연대가 성사되고 안 원장이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 때처럼 ‘야권 응원단장’을 자처할 경우를 ‘최악의 수’로 꼽는 견해도 있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표에 중도ㆍ보수층의 호감을 받는 안 원장의 지지표가 덧붙여지기 때문이다.
야권이 안 원장으로 후보를 단일화해 ‘박근혜-안철수 양강구도’가 만들어지면 막판까지 현재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 같은 대혼전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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