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키 리졸브’ 대응한 전투태세 과시
한미군사훈련인 ‘키 리졸브’에 반발하는 북한이 1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연평도와 백령도를 겨냥한 포사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 서해의 긴장 수준이 더욱 높아졌다.북한 매체는 지난달 21일 김 제1위원장이 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소속 군부대를 찾았다고 전한 뒤 잇달아 군부대 시찰을 전하고 있지만 남한의 공격 대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군사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달 12일 북한의 제3차 핵실험 단행 이래 연평도를 연이어 언급하며 위협 수위를 높여왔고 이번 포사격 훈련도 비슷한 의도로 풀이된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달 25일께 포병부대들의 타격훈련을 현지 지도한 자리에서 “연평도의 적들이 무모한 포탄을 감히 날렸다가 인민군 포병들이 퍼붓는 명중포탄에 호되게 얻어맞았다”고 말했다.
또 지난 7일에는 서해 최전선인 장재도방어대와 무도영웅방어대를 찾아 “연평도포격전은 정전 이후 가장 통쾌한 싸움”이라고 말하고 연평도와 인근 섬에 대한 정밀타격 순서를 지시했다.
지난 11일에는 백령도 타격임무를 부여받은 월내도방어대와 제641군부대 산하 장거리포병 구분대를 시찰하고 백령도에 있는 우리 해병6여단에 대한 타격순서를 점검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했다.
북한이 김 제1위원장의 부대 시찰에 이어 포사격 훈련 사실까지 공개한 것은 남한에 2010년 연평도 공격을 상기시키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위협을 극대화하려는 노림수로 볼 수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연평도와 백령도를 목표로 한 포사격 훈련까지 지도한 것은 ‘키 리졸브’ 연습에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한은 정전협정의 백지화를 선언했기 때문에 NLL 인근에서 남한을 겨냥한 군사적 시위나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근 위협적 행보를 서해에 집중하면서 남한이 예상하기 어려운 방식인 이른바 ‘성동격서(聲東擊西)’식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 국방부는 북한이 조만간 강원도 원산을 중심으로 한 동해지역에서 김 제1위원장이 참관하는 국가급 군사훈련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직 북한 매체에서 관련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