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대 반(反)김한길’ 구도 속 대선패배 책임론 대 혁신론 맞서
민주통합당 5·4 전당대회의 당 대표 경선 대진표가 윤곽이 잡혀나가면서 전대 구도 역시 굳혀지고 있다.세력으로는 비주류 대 친노(친노무현)·주류, 인물 대결로는 ‘김한길 대 반(反)김한길’ 구도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비주류는 대선 패배 책임론을, 주류 후보군은 혁신론을 핵심 화두로 들고 나와 서로를 겨냥하는 형국이다.
당 대표 경선 후보군은 현재 비주류 측에서는 김한길 의원만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주류 측에서는 이용섭 강기정 의원이 이미 출마선언을 한 상황에서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 계열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에서는 신계륜 이목희 의원이 출마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주류 측에서는 추미애 의원도 출마 의사를 굳혀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패배 책임론 vs 혁신론 = 김한길 의원을 주축으로 한 비주류는 ‘대선패배 책임론’을 꺼내 들고 친노·주류 후보군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에서 연거푸 패배한 데 대한 ‘주류 심판’이 이뤄져야 민주당이 혁신의 길에 들어설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친노·주류 측 후보군은 혁신 카드로 책임론에 맞서는 형국이다. 대선패배 책임론이 전대의 최대 화두가 될 경우 자신들에게 불리한 만큼, 혁신·쇄신의 목소리를 높여 책임론을 정면돌파하겠다는 것이다.
◇反김한길 단일화 성사될까 = 주류 측 후보들은 ‘김한길 대 반 김한길’ 구도를 형성해 주류의 표 결집을 시도하면서 전대 막판 후보단일화를 통해 주류 결집을 최대화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내달 1일에는 강기정 이용섭 이목희 신계륜 의원 등 범주류 후보군이 모여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미 두 차례 회동한 바 있어 연대가 가시화될 지 주목된다.
범주류 측 후보들은 단일화의 명분으로 반김한길보다는 역시 혁신론을 들고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모임을 주도한 이목희 의원은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진보개혁의 길에 매진해야 한다”면서 “당 대표 경선도 진보개혁 대 중도보수의 구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류 측 후보군 가운데 일부가 진보개혁의 선명성을 강화하자는 기치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친노 표심 결집할까 = 현재 주류 측 후보들은 대선패배에 대한 친노 책임론을 의식해 친노 진영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듯한 인상이다.
친노 진영도 지금까지 확실한 방침을 정하지 않고 관망하는 분위기다. 대선패배 책임론의 직접적인 당사자라는 부담 탓인지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해서도 대외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친노 진영에서는 김한길 의원에 대한 거부감이 큰 만큼, 주류 측 후보군이 확정되고 여론의 동향이 뚜렷해질 경우 물밑에서라도 특정 후보를 지원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강하다.
친노는 그동안 각종 당내 선거에서 높은 결집력을 나타내 이번에도 지원 후보가 결정되면 표몰이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연대 구도는 = 당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이 분리돼 있는데다, 1인 1표여서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간 ‘짝짓기’가 분주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고위원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거나 출마를 선언한 안민석 조경태 유성엽 황주홍 의원은 비주류인 쇄신연대 출신이어서 김한길 의원과 연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목희 신계륜 의원의 경우 같은 민평련 소속으로 최고위원에 출마하기로 한 우원식 의원과 손잡을 가능성이 제기되나 우선 두 의원의 단일화가 선행될 것으로 보인다. 양승조 의원은 계파색이 엷어 현재로서는 연대 방향을 점치기 어렵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간의 연대 움직임은 사실상 내달 12일 치러지는 예비경선 결과가 나온 뒤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