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감싸기 논란’ 우려’신속처리’ 주장 대세일각, “혐의 구체적이지 않아”…신중 접근 요구
민주당이 1일 ‘내란 음모’ 혐의를 받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당내 여론은 이번 사건의 정치적 파장을 감안할 때 체포동의안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는 견해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처리할 때 하더라도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체포동의요구서가 국회로 넘어오면 국민상식에 입각해 국회법의 절차에 따라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체포동의안 처리는 국정원에 동조하는 것’이라는 진보당 주장에 대해서도 박 대변인은 “민주당이 이 문제를 원칙적으로 대응한다고 해서 국정원에 동조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고 국정원 개혁이 수포가 된다는 판단에도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새 당사 입주식에서 “민주당은 나라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모든 세력과 싸우는 것을 두려워 않겠다”면서 “그 상대가 국정원이든, 종북세력이든 두려워 않고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의 언급도 체포동의안 ‘찬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발언이다.
반면에 몇몇 의원들은 이 의원에 대한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점, 국정원의 이번 사건 발표가 국정원 개혁 요구에 대한 ‘물타기 의혹’도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당 지도부에 신중한 접근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국회 정보위부터 열어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및 국정원 개혁에 대해 여권의 입장변화가 없고,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대표와의 단독회담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대답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대여 압박용 카드’로 쓰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으로선 체포동의안 처리에 시간을 끌 경우 자칫 ‘진보당과 한통속’, ‘체제전복세력 감싸기’라는 여론의 비판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적지 않다.
당 지도부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신속 처리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으면서도 이를 공식화하지 않은 것도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 여부 및 체포동의안 처리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어서 의원들간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당내 의사를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한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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