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먹는 하마’ 지자체 국제경기에 뭉칫돈 국고지원

‘돈먹는 하마’ 지자체 국제경기에 뭉칫돈 국고지원

입력 2014-01-05 00:00
수정 2014-01-0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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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앞두고 메이저대회 지원강화…마이너대회엔 10억미만 배정 ‘꼼수’

각 지방자치단체가 무분별하게 유치한 국제경기대회에 정부예산에서 뭉칫돈이 지원된다.

지자체가 업적쌓기용으로 국제대회를 유치한 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중앙정부에 손을 벌려서 예산을 타내는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9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대한 국고지원금 1천87억원이 2014년도 예산안에 배정됐다.

또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168억원, 내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 819억원, 2018년 평창 동계장애인올림픽 전용훈련장 건립에 106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모두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국회에서 예산이 대폭 증액된 사례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들의 예산확보 경쟁도 치열했다는 전언이다.

이는 앞으로의 정부 재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국회가 새해 예산안에 ‘정부는 인천 아시아경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와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의 실소요경비를, 감사원 회계감사와 주무부처 심사를 거쳐 다음연도 예산에서 정산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았기 때문이다.

예결위 관계자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비롯해 다른 메이저 대회에도 실소요경비를 지원해야 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너 경기대회의 경우, 정부 지원액을 10억원 미만으로 낮추는 방식이 활용됐다.

정부가 10억원 이상 예산이 투입되는 국제대회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는 등 감독을 강화하자, 이를 피하려는 ‘꼼수’인 셈이다.

이 때문에 ▲ 인천 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9억원) ▲ 대구 국제마라톤(7억원) ▲ 세계아이스하키선수권·서울코리아컵오픈테니스·황해 국제요트(5억원) ▲ 서울 국제무용콩쿠르·국제패트롤잼버리(4억원) ▲ 인천 송도국제마라톤·아시아퍼시픽대학농구챌린지(3억원) 등 수억원짜리 예산이 줄줄이 편성됐다.

국회 관계자는 “지자체장들이 치적을 과시하기 위해 각종 국제경기를 유치한 탓에 지방재정을 휘청거리게 하고 나아가 정부재정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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