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설 이산상봉 거부… “좋은 계절에 만날 수 있어”

北, 설 이산상봉 거부… “좋은 계절에 만날 수 있어”

입력 2014-01-09 00:00
수정 2014-01-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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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군사훈련 등 거론하며 南 비난

북한은 9일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며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연계하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정부는 유감을 표시하며 북측에 진정성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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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의 설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거부한 9일 오후 중구 대한적십자사 남북 이산가족 상봉 접수처에서 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통일부에 보낸 통지문을 통해 “남측에서 다른 일이 벌어지는 것이 없고 우리의 제안도 다같이 협의할 의사가 있다면 좋은 계절에 마주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우리 정부의 설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거부한 9일 오후 중구 대한적십자사 남북 이산가족 상봉 접수처에서 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통일부에 보낸 통지문을 통해 “남측에서 다른 일이 벌어지는 것이 없고 우리의 제안도 다같이 협의할 의사가 있다면 좋은 계절에 마주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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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이번 설을 전후로 한 이산가족 상봉은 사실상 무산됐지만 북한이 상황에 따라 “좋은 계절에 마주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추후 이산가족 상봉 성사 가능성을 남겼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은 이날 판문점을 통해 통일부에 보낸 통지문에서 “남측에서 다른 일이 벌어지는 것이 없고 우리의 제안도 다같이 협의할 의사가 있다면 좋은 계절에 마주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지문이 언급한 ‘우리의 제안’은 북한이 지난해 7월 이산가족 상봉뿐 아니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도 열자고 제안한 것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이산상봉과 금강산관광을 연계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통지문은 “설은 계절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고려된다”고 언급, 설 무렵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여는 것이 날씨가 추울뿐더러 시간적으로도 촉박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통지문은 “남측이 우리의 성의있는 노력과 상반되게 새해 벽두부터 언론들과 전문가들, 당국자들까지 나서서 무엄한 언동을 하였을뿐 아니라 총포탄을 쏘아대며 전쟁연습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데 대해 정부와 언론, 전문가 등이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우리 군이 지난 2일 경기도 연천군 일대에서 ‘신년 적 전면전 격멸훈련’을 벌인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북한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북한 핵문제와 장성택 숙청 사건 등을 거론한 데 대해서도 “종래의 대결적 자세에서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는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또 오는 3월 남한에서 진행될 한미 연례 합동군사연습도 거론하며 “남측에서 전쟁연습이 그칠 사이없이 계속되고 곧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이 벌어지겠는데 총포탄이 오가는 속에서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마음 편히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북한은 “원래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은 지난해 우리에 의해 제기돼 실행 단계까지 갔다가 남측 당국의 불손한 태도와 적대 행위로 실현되지 못했다”며 “이제 (남측이) 그것을 다시 하자고 하는 데 대해 다행스럽게 여긴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북측이 연례적 군사훈련 등을 인도적 사안과 연계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이산가족 상봉을 금강산관광 재개와 연계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북측은 말로만 남북관계 개선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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