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역사인식 논란 직접해명…여론반전 ‘승부수’

문창극 역사인식 논란 직접해명…여론반전 ‘승부수’

입력 2014-06-15 00:00
수정 2014-06-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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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사퇴공세에도 청문회 임하겠다는 의지표명 분석’더이상 낙마는 없다’ 靑 정면돌파 기류와 무관치 않아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5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역사인식’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나선 것은 크게 악화된 여론을 반전시키려는 승부수로 보인다.

그동안 ‘보도참고자료’ 형태의 서면해명으로 대응해 오던 문 후보자는 자신을 겨냥한 여론의 비판과 야당의 거센 사퇴 공세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육성 해명’을 통해 더 이상 우회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는 안대희 전 후보자처럼 중도사퇴하는 일없이 일단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임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읽힌다.

특히 그의 이러한 입장은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개편을 통해 세월호 참사후 국정운영에 재시동을 건 청와대 등 여권의 ‘정면돌파’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전관예우 논란 끝에 사퇴한 안대희 전 후보자에 이어 문 후보자마저 낙마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입을 타격이 가늠하기 힘들고, 국정도 다시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이 워낙 강하게 문 후보자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날 회견이 어느 정도 반전의 모멘텀을 확보하는데 기여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문 후보자가 예정에 없던 이날 회견을 시작하면서 “제가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으로 며칠을 보냈다. 총리 지명 다음날부터 갑자기 제가 반민족적인 사람이 돼버렸다”고 밝힌 것은 ‘직접 소명’을 통해 여론의 비판을 누그러뜨리는 일이 시급했다는 인식을 드러낸 대목으로 여겨진다.

총리실 인사청문 준비단에서도 각종 논란이 국민 보편의 대일감정에 반하는 성격을 띠고 있어 문 후보자에게 직접 회견을 통한 해명을 수차례 건의했다고 한다.

문 후보자는 우선 교회 강연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일제 강점이나 남북분단, 6·25 전쟁 등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기독교인들은 우리 삶의 모든 곳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이라며 “이것은 일반 역사인식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나눈 역사의 종교적 인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5년 칼럼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진실한 사과가 전제되지 않고 금전적 배상에 치우치는 것 같은 당시 협상에 대해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한 뒤 “그러나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또 “저는 세 딸의 아버지이다. 딸만을 둔 아빠이기 때문에 이 문제(위안부 문제)를 마치 제가 지금 당하고 있는 것처럼 가슴이 찔리고 아프다”며 “누구보다 더 참담하게 여기고 있다. 분개하고 있다”고 국민감성에 호소하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칼럼에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을 가한 것에 대해서도 “유족들과 국민께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 드렸다면 송구스럽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는 청문회 전부터 강하게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후보자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칼럼에 대해서는 “당시 시중에 일부 회자됐던 비자금 문제나 해외재산 도피 의혹에 대한 것”이라고 했으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현직 대통령인 국가 원로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공인의 행동으로는 적절하지 못했다는 점을 언론인으로서 지적한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칼럼의 내용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재삼 밝혔다.

한편 정부는 애초 문 후보자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명의의 임명동의안과 청문요청서를 오는 16일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서류 준비에 걸리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져 오는 17일 제출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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