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다자외교 강행군…한미중 연쇄회담 주목

朴대통령, 다자외교 강행군…한미중 연쇄회담 주목

입력 2014-11-09 00:00
수정 2014-11-0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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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국 돌며 APEC·EAS·아세안·G20 등 연쇄 다자 정상외교

박근혜 대통령이 9일부터 17일까지 중국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미얀마 네피도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아세안(ASEAN)+3(한·중·일) 정상회의, 호주 브리즈번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에 잇따라 참석하는 강행군에 나선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미국과도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아 한미중 연쇄회담을 통해 북핵과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낼지 주목된다.

아울러 한중 양국이 30개월을 끌어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해 막판 담판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FTA의 실질적 타결 선언이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미·한중 연쇄회담…한중FTA·북핵 등 남북관계 조율 주목 = 박 대통령은 우선 10일 APEC 주최국 정상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한다.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30개월을 끌어온 한중 FTA 협상의 타결 여부다.

중국과의 FTA 타결은 인구 13억명의 거대 내수시장을 보유한 세계 2위 경제대국의 빗장이 풀리는 동시에 미국, EU(유럽연합)와의 FTA에 이어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를 크게 확장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중 양국은 지난 6일부터 협상 대표를 장관급으로 격상해 FTA 핵심쟁점 일괄타결을 위한 제14차 협상에 나선 만큼 FTA 협상이 원만히 이뤄질 경우 박 대통령과 시 주석간 정상회담에서 한중FTA 타결이 선언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한중회담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 우리의 대북구상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해 북한을 우회압박하는 전략인 셈이다.

또 중국은 자국이 추진하는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에 한국의 참여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어 어떠한 결론이 날지도 관심을 끈다.

한미 정상회담은 한중회담에 이어 APEC 기간에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외교당국에 따르면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께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은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2명 석방을 포함한 최근 북한 관련 정세와 북핵 위협에 대한 철저한 대북공조 문제, 제2차 고위급 접촉 무산에 따른 남북관계 현안, 북한 인권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여소야대 정국으로 결론난 미국 중간선거 이후 한미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는 만큼 미국의 대(對) 한반도 정책을 점검하는 기회도 될 수 있다.

◇미중·중일회담으로 동북아정세 변화 가능성…한국 외교력 시험대 = 한미회담이 11일께 성사된다면 이후 미중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어 한중(10일)→한미(11일)→미중(12일) 순서로 북핵 문제 등 동북아정세를 놓고 한미중 정상간 심도있는 의견 조율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한일정상은 이번 다자회의 기간에도 만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미얀마에서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바로 옆자리에 앉는 등 다자회의 기간에 수차례 대면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한일회담과 관련해 “계획된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APEC을 계기로 일본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일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만큼 향후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는 APEC 개최국인 중국의 시 주석이 자국을 방문하는 손님 접대의 차원에서 아베 총리를 만나는 것이라며 중일관계에 본질적 변화가 생기기는 어렵고, 동북아 외교지형 변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한국이 일본과 대화를 피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심어주고, 자칫 한국만 고립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동북아 정세변화의 흐름을 타고 우리 정부가 대일 정책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자회의 및 양자회담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FTA 세일즈 = 박 대통령은 중국, 미얀마, 호주로 이어지는 8일간의 순방에서 무려 4차례 다자회의를 소화하며 경제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우선 박 대통령은 10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에 참석, 경제혁신 및 규제개혁 등 기업친화적 경제 정책을 소개하며 외국인 기업의 투자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어 11일 APEC 정상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아태 지역의 미래질서 구축을 향한 동반자적 협력 강화 논의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APEC 무대를 우리의 FTA 경험을 공유하고 경제성장전략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알리는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12일에는 미얀마 네피도로 이동, 이튿날 오전 제9차 EAS와 오후 제17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연속으로 참여한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한·중·일 조정국 정상으로서 아세안+3 회의를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미얀마와 공동으로 주재한다.

박 대통령은 아세안+3 및 EAS 차원의 실질협력 증진방안, 북한문제 등 지역문제와 에볼라·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극단주의 대응 등 글로벌 이슈 논의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이어 15일 열리는 G20 정상회의 제1세션에선 박 대통령이 작년 G20 회의에서 강조한 ‘포용적 성장’이 회의 주제로 채택됐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올해 G20 무대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설파하고, 국제적 지지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박 대통령은 4차례 다자회의 기간에 호주(APEC 계기), 인도 및 뉴질랜드(아세안관련 정상회의 계기), 사우디아라비아(G20 계기)와 양자회담을 한다.

특히 호주와는 FTA 비준문제와 자원협력 방안을 협의하고, 뉴질랜드와는 FTA 문제를 논의한다.

한·인도 정상회담은 이번이 처음으로, 인도 신정부와 우호협력을 강화하고, 사우디와의 회담에선 에너지 및 건설분야에서 실질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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