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수소폭탄은 내륙에서 실험 위험부담 커”
북한은 6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첫 ‘수소폭탄’ 실험을 했다고 발표해 그 사실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주체105(2016)년 1월 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와 정보 당국은 북한이 수소폭탄을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해왔지만 이날 전격적인 수소폭탄 핵실험 발표로 적잖이 당황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의 주장대로 완전한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기보다는 그 전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소폭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은 핵폭탄 내부에 이중수소와 삼중수소 혹은 리튬-6을 넣어 핵분열 반응의 효율을 높인 핵무기다. 일반적인 핵폭탄에 비해 위력이 2∼5배 수준이다.
반면 수소폭탄은 수소의 원자핵이 융합해 헬륨의 원자핵을 만들 때 방출되는 에너지를 살상, 파괴용으로 이용한 폭탄을 말한다. 핵융합에 의해 발생하는 에너지가 핵분열에 의한 에너지보다 크고, 핵융합 반응에 의해 중성자가 지속적으로 생성되어 효율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핵분열 반응과는 달리 핵분열 반응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질량인 임계질량이 없이 소형화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우라늄 238’과 수소, 리튬을 사용하기 때문에 방사능 낙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는 연초부터 북한의 핵융합 무기 실험 가능성을 전망한 바 있다.
그간 북한의 발표와 영변 5MWe 흑연감속로 주변 시설 확장, 핵개발 기간 10년경과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해 그런 전망을 내놓았다.
국군화방사에 따르면 북한은 1989년 5월 8일 노동신문을 통해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집단’에서 상온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2010년 5월에는 상온 핵융합반응 장치를 설계제작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노동신문은 2013년 1월 20일에는 뜬금없이 ‘수소-붕소 핵융합에 의한 직접발전 기술’이란 내용으로 ‘플라즈마집초 방식’의 핵융합기술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국군화방사는 이런 발표 흐름으로 볼 때 북한이 상온 핵융합반응 방식에서 플라즈마집초 방식으로 핵무기 융합방식을 전환하는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플라즈마집초 방식은 엄청난 전기가 필요하지만, 수소와 붕소를 이용해 핵융합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수소폭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와의 핵융합 반응을 통한 핵무기 형태로, 중수소는 수소폭탄의 핵융합 원료물질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국군화방사는 북한의 중수소 생산 가능성에 주목하고 영변의 5MWe 원자로 주변시설을 집중적으로 감시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군화방사는 “5MWe 원자로와 연결된 소형 건물을 삼중수소 분리시설로 추정할 수 있고, 신축 중인 경수로와 그 아래 건축물이 중성자를 조사(내리쬠)할 수 있는 시설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2014년과 2015년 5MWe 흑연감속로 주변에서 다수 화물차량이 미상의 품목을 이동시키고 하역하는 장면이 수차례 포착된 것도 이런 활동의 징후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이런 시설을 통해 삼중수소 생산(분리)에 성공할 경우 증폭핵분열탄을 제조할 수 있다고 국군화방사는 평가했다.
핵보유국가들은 수소폭탄이 폭발력 등을 고려할 때 위험 부담이 크다고 판단, 내륙보다는 사막이나 바다에서 실험을 해왔다. 북한이 완전한 수소폭탄 실험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했다면 인접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무모함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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