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이 때릴수록 존재감은 커지네”…친박 표적의 역설

“친박이 때릴수록 존재감은 커지네”…친박 표적의 역설

입력 2016-06-21 11:20
수정 2016-06-2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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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정진석 이어 권성동까지 ‘전국구 부상’

최근 새누리당 권성동 사무총장의 경질 논란을 바라보는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른바 ‘친박(친박근혜) 표적의 역설’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희옥 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친박계의 요구를 수용해 사무총장 교체 방침을 밝혔으나 권 사무총장이 ‘명분 없는 경질’이라며 강경하게 맞서면서 오히려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박(비박근혜)계 3선의 권 사무총장은 지난 19대 국회 때 ‘해외 자원개발비리 의혹’ 국정조사와 법제사법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 등의 여당 간사로 활약했으나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일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혁신비대위가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의 일괄복당을 결정하는 데 비중있는 역할을 했고, 이 과정에서 친박계의 주요 타깃이 되면서 오히려 중앙무대 정치인으로 급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친박계가 탈당파 일괄복당 승인 절차를 문제삼으며 애초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퇴를 언급했다가 이후 권 사무총장의 경질로 선회하면서 존재감이 더욱 커진 측면도 있다.

친박계의 공격을 받는 과정에서 정치적 무게감이 더해져 ‘몸값’이 뛴 대표적 사례는 유승민 의원이다.

유 의원은 지난해 7월 국회법 개정안 위헌 논란을 겪으며 청와대 및 친박계와 각을 세운 뒤 끝내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지만 역설적으로 당시 파문을 자신의 정치철학을 설파하는 계기로 삼으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자신을 둘러싼 4·13 총선 공천 논란에 이어 탈당과 복당을 거치면서 ‘안보적 보수·경제적 개혁주의자’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었고, 당권·대권 후보군 모두에 속하는 거물급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친박계의 지원을 받아 원내대표로 당선된 정진석 원내대표도 오히려 친박계와 갈등을 빚고 공격을 받으면서 오히려 정치적 존재감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지난 5월 친박계의 집단 반발로 비대위·혁신위 추인 무산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칩거에 들어갔을 때나 최근 비대위의 탈당파 일괄복당 결정으로 친박계의 공격 대상이 됐을 때 정치권의 시선은 그의 행보에 집중됐다.

당 관계자는 “특정 정파가 정치공학적 판단에 근거해 인위적으로 대결 구도판을 설정하려 할 때 오히려 국민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또 통상적으로 강자보다 약자를 지지하는 ‘인지상정’의 정서로 인해 친박 표적의 역설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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