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아이스하키팀’ 발언 놓고도 야당 공세
여야는 17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남북 대표팀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으로 입장하는 방안과 관련해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북한 남자 피겨스케이팅 한정인과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이보라가 지난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함께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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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기 공동입장에 대한 보수야당의 비판을 ‘색깔론’으로 규정하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렵사리 만들어진 평화 올림픽을 색깔론으로 몰고 가는 보수야당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미국, 중국도 환영하는 평화 올림픽을 비판하는 것은 대단히 유치하고 잘못된 태도”라고 지적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이번 남북 화해 기류를 ‘위장평화’라고 비판한 자유한국당을 겨냥, “한국당의 국제적 고립무원을 자초하는 또 하나의 자충수가 될 것”이라면서 “남북 대화와 평화를 가로막겠다는 시대착오적 구태 정치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남북 화해의 상징인 한반도기에 대해 유치한 색깔론을 덧씌워선 안 된다”며 “보수야당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색깔론 몰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관련, 북핵 문제 해결 없는 해빙 기류는 ‘위장 평화’에 불과하다며 비판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평창 가는 버스가 아직 평양에 있다고 엄포를 놓는 북한에 제발 와주십사 구걸하는 것도 모자라 정부는 일찌감치 태극기를 포기하고 한반도기 입장을 공식화했다”며 “한마디로 죽 쒀서 개 주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일시적 남북 화해와 북핵을 애써 외면한 ‘가상 평화’라는 자기 최면에 빠져서 주최국이 주최국 국기를 내세우는 자기 권리를 포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북한이 핵을 두고 자기과시에 빠져있는 이 마당에 올림픽을 갖다 바치며 평화를 구걸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올림픽으로 선전을 하기 위해 북한이 이번에 평창에 오는 것”이라며 “북한의 선전 공연장을 제공하는 그런 평창 올림픽이 돼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전날 한반도기 입장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 말대로 한반도기 사용이 합의돼도 북한이 계속 인공기를 흔들고 활동하게 되면 막을 방법이 없다”며 북측 의도에 우려를 거듭 피력했다.
안 대표는 “북측이 모든 경기에서 한반도기를 써야 한다고 요구한다면 우리 선수가 금메달을 따도 태극기와 애국가를 쓸 수 없다”고도 언급했다.
같은 당 장진영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이낙연 총리가 여자아이스하키팀은 메달권 밖에 있기 때문에 피해의식이 크지 않다고 했다”며 “참가에 의의가 있다는 올림픽 정신을 망각한 발언이고, 남북통일이라는 국가적 목표 앞에 개인적 권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것은 전체주의적 논리”라고 비판했다.
바른정당도 이 총리 발언에 화력을 집중했다.
유승민 대표는 “이 총리의 이야기를 듣고 귀를 의심했다. 올림픽은 페어플레이가 중요하고 그만큼 참여가 중요하다”며 “입만 열면 공정, 평등을 외치는 국무총리의 입에서 순위를 말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
유 대표는 “메달권이 아니면 출전할 필요가 없느냐”며 “총리는 다시 이런 망언을 않기를 바라고,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지상욱 정책위의장 역시 “제2의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쭉정이로 만드는 정부 당국자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순간 정치쇼를 위해 국민을 버렸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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