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시간 공표에 靑 내심 반색…‘남북미’ 언급은 신중

북미정상회담 시간 공표에 靑 내심 반색…‘남북미’ 언급은 신중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6-05 13:41
업데이트 2018-06-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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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관계자 “외형상 순조로우나 의제 협의가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이 시작되는 시각까지 확정되면서 두 정상 간 만남의 성과에 기대감을 키워 온 청와대가 반색하는 분위기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북미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준비되고 있다는 점은 두 정상의 대좌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해법을 도출할 확률을 높게 점친다는 점에서 청와대도 대체로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잠정적으로 첫 회담은 싱가포르 시각으로 오전 9시(한국시각 오전 10시)에 열린다”고 말했다.

백악관 발표를 두고 청와대 관계자는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외형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회담이 열리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다”라는 말로 기대 섞인 반응을 내놨다.

지난달 한미연합군사 훈련 실시 문제를 놓고 북미가 설전을 벌이다 무산 위기에 몰렸던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방침이 구체적인 시각과 함께 공표된 만큼 회담이 열린다는 사실에 쐐기를 박은 것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샌더스 대변인이 싱가포르와 판문점에서 진행돼 온 북미 실무협상과 관련해 “논의는 매우 긍정적이었고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고 언급한 만큼 청와대 일각에서는 북미정상회담에서 일정한 수준의 성과가 나오리라는 기대감도 읽힌다.

다만,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종전선언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는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인지를 두고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남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과에 달려 있다는 기조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외신 보도 등을 통해 기자회견 방식은 물론 김정은 위원장 전용기의 연료확보 방법 등 세부사항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그 진전 정도를 양측이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핵화의 구체적 방법론을 포함한) 의제를 놓고 어느 선까지 합의가 이뤄졌는지가 관건”이라면서 “남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에 진전된 사항은 현재까지는 없다”고 언급했다.

청와대가 그간 북미정상회담 진행 상황을 두고 미국은 물론 북측과도 긴밀히 소통해왔을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임을 고려하면 물밑으로 파악한 의제 관련 양측 협의가 결론에 다다르는 데 거쳐야 할 관문이 많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미정상회담 시작 시각까지 확정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희가 따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더 이상의 대답을 삼갔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과는 별도로 북미 정상 간 담판의 성과가 미지수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문제 등을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닫힌 것은 아니지만 ‘초청장’이 도착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청와대도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비중 있게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남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라 할 수 있는 종전선언과의 연관성을 생각한다면 판문점처럼 싱가포르보다 더 상징성을 지니는 장소가 있기 때문이다.

종전선언의 상징성과 맞물릴 수 있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 등이 있다는 점도 청와대가 남북미 정상회담을 별도의 시기에 추진할 수 있다는 추론을 뒷받침하지만 아직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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