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보낸 딸 노소영 “노병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

노태우 보낸 딸 노소영 “노병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1-11-02 22:24
수정 2021-11-02 22:2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노태우 전 대통령이 생전에 맥아더 장군의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란 어록 즐겨 인용했다고 밝혀

이미지 확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지난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국가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이날 영결식은 노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와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장남 노재헌 변호사 등 유가족을 비롯해 장례위원회 위원, 국가 주요 인사 중심 50명 내외의 인원으로 축소돼 엄수됐다. 사진공동취재단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지난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국가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이날 영결식은 노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와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장남 노재헌 변호사 등 유가족을 비롯해 장례위원회 위원, 국가 주요 인사 중심 50명 내외의 인원으로 축소돼 엄수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26일 서거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일 아버지를 떠나보낸 심정을 밝혔다.

노 관장은 아버지가 생전에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란 맥아더 장군의 어록을 즐겨 인용했다고 기억했다.

노 관장은 “그런데 아버지는 쉽게 사라져 갈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지금 더 가까이 느껴진다. 아버지가 곁에서 보고 계신 것 같아 함부로 말도 행동도 못하겠다”며 슬퍼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 아버지의 존재가 희미해지면 슬픔은 그 때 찾아올 것 같다고도 했다.

노 관장은 “아침에 뒷산 ‘파파 트리’를 보고 왔다. 원래 이 나무는 고 최종현 회장님의 나무라고 나 혼자 명명했는데, 동산에 파파가 한 분 더 오신 것 같다”며 “두 분이 계시면 덜 외롭겠지. 오래된 벚나무에서 낙엽이 낙조처럼 떨어지고 있다”고 쓸쓸한 심경을 표현했다.

고 최종현 회장은 SK그룹의 2대 회장으로 노 관장과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회장의 아버지다. 즉 노 관장에게는 시아버지다.
이미지 확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 노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들어서고 있다. 2021. 10. 27 사진공동취재단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 노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들어서고 있다. 2021. 10. 27 사진공동취재단
노 관장은 “문득 아버지의 휘파람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정말 일품이었다. 이제 산 사람들의 숙제를 하러 내려가자”며 아버지를 잃은 비통한 마음과 함께 이를 이겨내려는 의지를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노 관장의 남동생인 노재헌 변호사는 지난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으로서는 공과 과가 있지만 가족에게는 최고의 아버지였다”며 아버지를 보내는 심정을 썼다.

한편 정부는 해외 각국에서 보낸 노 전 대통령 별세에 대한 조전이 유족에게 늑장 전달됐다는 지적과 관련해 별세 사흘 뒤이자 영결식 전날인 지난달 29일 밤에야 조전이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외교부 측은 이날 “각국 지도자들의 조전은 29일 금요일 저녁 또는 영결식 이후 주말까지 접수돼 1일 유족 측에 각국의 조전 접수현황 및 내용을 정중히 알려드렸다”며 “외교부로서는 여러 국가의 조전 현황을 신중히 집계한 후 위로의 뜻을 모아 유족 측에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유족 측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기대만큼 즉시 전달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다”며 조전은 국가 간 외교문서이지 유족에게 보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받은 즉시 유족과 공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