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도쿄신문과 교도통신에 따르면 반 총장은 오는 12월에 임기 5년이 끝나는 사무총장직 재선에 출마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복수의 유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매체들은 반 총장이 미국, 중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으로부터 재선 출마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얻은 상태라며, 3∼6월쯤 정식으로 출마를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지난해 8월 원폭 피해 지역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방문했으며, 일본도 반 총장의 유임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당시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 빈곤 문제, 기후 변화, 유엔의 투명성 향상 등을 위해 가능하면 (2기째도) 계속 일하고 싶다.”며 재선 의지를 표명했다. 반 총장은 북한의 핵 문제, 미얀마의 민주화는 물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실현에도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은 안보리의 추천에 근거해 총회에서 임명한다. 안보리는 후보를 한명만 추천하는 데다, 거부권까지 행사할 수 있어 사실상 사무총장을 선출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지닌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의 지지는 당선에 필수적이다. 유엔 사무총장의 재선 횟수에 제한은 없지만, 지금까지 3회 이상 선출된 사례는 없다. 2기, 10년간 일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1996년 유엔 개혁과 관련해 미국과 의견이 맞지 않았던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안보리가 거부권을 행사해 재선을 저지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1-01-06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