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방식 이견… 정상회담 몇시간 앞두고 성사”

“대여방식 이견… 정상회담 몇시간 앞두고 성사”

입력 2011-05-28 00:00
업데이트 2011-05-28 00:4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외규장각 반환 뒷얘기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의궤 반환이 27일 마무리됐다. 지난해 11월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극적으로 합의돼 급물살을 타면서 6개월 만에 완료된 것이다. 그러나 협상 과정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외규장각 반환 협상 속내를 들여다봤다.

이미지 확대
7월 19부터 외규장각 의궤 특별 전시회  프랑스국립도서관이 보관해 오던 외규장각 도서 마지막 4차분 73권이 27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 삼엄한 경비 속에 화물기에서 무진동차로 옮겨지고 있다. 이로써 1993년 상징적으로 반환한 1권을 비롯해 297권 모두 제자리를 찾게 됐다. 정부는 다음 달 11일 외규장각 도서들이 원래 있던 강화도와 서울 경복궁에서 대규모 환영대회를 차례로 열 예정이다. 7월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외규장각 의궤 특별 전시회도 연다. 연합뉴스
7월 19부터 외규장각 의궤 특별 전시회
프랑스국립도서관이 보관해 오던 외규장각 도서 마지막 4차분 73권이 27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 삼엄한 경비 속에 화물기에서 무진동차로 옮겨지고 있다. 이로써 1993년 상징적으로 반환한 1권을 비롯해 297권 모두 제자리를 찾게 됐다. 정부는 다음 달 11일 외규장각 도서들이 원래 있던 강화도와 서울 경복궁에서 대규모 환영대회를 차례로 열 예정이다. 7월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외규장각 의궤 특별 전시회도 연다.
연합뉴스
●“지난해 초부터 협상 본격화”

외규장각 협상에 관여했던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프랑스 측과 반환 협상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초, 외교부 당국자가 주한 프랑스 대사관 측에 외규장각 반환에 대한 입장을 구체화해 전달하면서다. 당시 이 당국자는 ‘외규장각에 대한 한국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10가지 항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규장각 반환 협상이 시작된 뒤 20년이 지났지만 영구 반환을 요구하는 우리 측과, 등가등량(같은 가치와 같은 양) 원칙에 따른 문화재 맞교환을 주장하는 프랑스 측의 입장 차로 협상은 진전이 없었다.

정부는 한때 외규장각과 민속 문화재 등의 맞교환을 제시했다가 퇴짜를 맞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한·프랑스 정상회담 때까지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프랑스 측을 재설득하고 나선 것이다.

10가지 항목 중 가장 유효했던 것은, 프랑스 측의 조건 없는 대여가 한·프랑스 관계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하니 ‘정치적 결단’을 내려 달라는 것이었다.

정상회담을 앞둔 프랑스 측도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프랑스 측은 반환은 어렵지만 맞교환 등 조건 없는 대여 형식으로 돌려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때부터 정상회담 합의문에 들어갈 문구 협상이 시작됐다. 프랑스 측은 기간별 대여를, 우리 측은 영구 대여를 제시했다. 양측은 다시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였고, 정상회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다가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5년 단위 대여 갱신을 사실상 영구 대여로 수용, 합의문 서명이 이뤄졌다.

●“반신반의속 외교부가 밀어붙여”

한 외교 소식통은 “외규장각을 돌려받는 것이 오랫동안 쉽지 않았기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나 문화재청, 심지어 청와대도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며 협상에 회의적인 분위기였다.”며 “한·프랑스 관계를 중시하는 외교부에서 적극적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에 불가능해 보였던 협상이 성사돼 145년 만에 외규장각이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11-05-28 8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