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한 일본대사 ‘아그레망’ 부여...한일관계 개선 의지

[단독]주한 일본대사 ‘아그레망’ 부여...한일관계 개선 의지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20-12-29 13:06
업데이트 2020-12-2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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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이보시 주한 일본대사 내정
강창일 주일대사 아그레망 임박
‘강제동원’ 미쓰비시 “즉시항고”
일제강점기 강제동원된 양금덕(앞줄 오른쪽 첫 번째) 할머니가 지난 1월 17일 일본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에서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미쓰비시는 29일 한국 법원의 자산 압류 명령에 대해 즉시항고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강제동원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일제강점기 강제동원된 양금덕(앞줄 오른쪽 첫 번째) 할머니가 지난 1월 17일 일본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에서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미쓰비시는 29일 한국 법원의 자산 압류 명령에 대해 즉시항고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강제동원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우리 정부가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내정자에게 아그레망(외교 사절에 대한 주재국의 사전동의)을 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 내정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동의’를 앞두고 일본 측 요청을 먼저 받아들인 셈이다.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우리 정부에 일본 정부가 화답할 지 주목된다.

29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전날 오후 아이보시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부여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일본 외무성에도 보고됐다. 주미 대사로 발령난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의 후임으로 아이보시 주이스라엘 대사가 내정됐다는 소식은 앞서 지난 7일 일본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아이보시 내정자는 주한 일본대사관에 두 차례 부임해 참사관, 공사를 지냈다.

우리 정부가 신속하게 아이보시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부여한 것은 악화된 한일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양국의 대사 교체 시기가 맞물리는 상황에서 아그레망을 둘러싸고 잡음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강 내정자의 과거 행보로 일본 내 부정적 여론이 팽배해 아그레망 부여가 늦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우리 정부는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며 말을 아껴왔다.

외교부는 이날 아이보시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 부여에 대해서도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했다. 일본 정부가 공식 발표하기 전에 상대국인 우리 정부가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외교가에서는 강 내정자에 대한 우리 정부의 아그레망 요청이 더 앞섰던 만큼 일본 정부도 더는 시간을 끌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신정(1월 1일) 연휴가 변수이긴 하지만 연내 아그레망 부여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 요청은 지난달 25일쯤 이뤄졌다.

다만 양국 정부의 물밑 작업인 아그레망 절차가 완료된다 해도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복원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미쓰비시중공업은 한국 법원의 자산 압류명령에 대해 즉시항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9일 0시부터 한국 내 자산에 대한 압류명령 공시송달 효력이 발생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2018년 11월 대법원의 배상 판결을 근거로 현금화가 진행되는 것이어서 미쓰비시 측 즉시항고가 인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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