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北·中 정상회담 결과 예측 어렵다

[김정일 방중] 北·中 정상회담 결과 예측 어렵다

입력 2010-05-05 00:00
업데이트 2010-05-0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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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 사전조율 안해… 천안함 논의 안될수도

지난 3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 길에 나서기 전에 북·중 양측은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 조율했을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우리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서방국가들은 보통 정상회담을 열기에 앞서 사전에 실무선에서 의제를 대부분 조율하고 결론까지 거의 내려놓는다. 정상회담은 실무급의 합의사항을 추인하고 사진을 찍는 이벤트적 성격이 강하다. 북·중관계는 이런 서방세계의 가치관으로 해석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한다. 북·중 간에는 정상끼리 직접 만난 자리에서 의제가 나오고 합의가 시도된다. 도청 등 비밀 누설을 꺼려서인지, 아니면 원래 공산권 문화 자체가 그런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그런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북핵 6자회담 등 관련국 간 소통 과정에서도 중국은 전화로 해도 충분한 사안도 얼굴을 보고 직접 얘기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4일 “김정일 위원장이 방중하기 전에 회담 내용이 대부분 조율됐을 것으로 보는 것은 착각”이라면서 “따라서 북·중 정상회담 결과는 예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즉, 중국이 김정일의 방중을 수용했다고 해서 반드시 북한에 유리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속단하긴 이르며, 역으로 김정일이 북한으로 들고 돌아갈 ‘선물 보따리’가 빈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관계자는 “중국이 이미 김 위원장을 2차례나 초청한 상태이기 때문에 방중 자체를 거절하는 것은 무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을 북·중 정상이 밀도있게 논의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는 입장인데,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으로 먼저 ‘우리가 범인이 아니다.’라고 하기가 어색할 법하다. 중국은 북한이 용의선상에 올라 있다는 점에서 먼저 얘기를 꺼내기가 더더욱 조심스럽다. 따라서 천안함 얘기를 나눈다면, 김정일이 먼저 말을 꺼내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주로 듣는 그림이 유력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10-05-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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