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정상회담, 왜 언급 안 할까

北中 정상회담, 왜 언급 안 할까

입력 2010-05-07 00:00
업데이트 2010-05-07 11:2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북한 매체들이 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확인 보도하면서 베이징 방문 및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 위원장이 랴오닝성 다롄(大連)시와 톈진(天津)시를 방문해 항구와 기업 등 현지 산업시설을 둘러본 소식을 비교적 상세히 전했지만 정작 더 중요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방중 일정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정상회담 소식을 빠뜨린 극히 이례적인 보도 행태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한국,미국,중국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 한국과 미국이 공개적으로 “천안함 사건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6자회담 재개는 없다.”는 입장을 강조한 상황에서 북한이 먼저 6자회담 복귀 검토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6자회담과 천안함 문제는 북한으로서 굉장히 부담스러운 의제”라면서 “후 주석과 회담을 했어도 크게 진전된 내용이 없을 수 있고 설사 진전이 있었어도 굳이 대외적으로 얘기할 필요가 없다는 측면에서 일부러 뺀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또 “6자회담 재개 문제만 놓고 본다면 지금 북한이 복귀 입장을 내놓는다고 해도 한국과 미국이 받아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김정일 위원장 처지에서는 구걸하는 듯한 건 안 하겠다는 뜻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북한이 경협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현안과 관련한 발표를 중국 측에 일임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자신들이 주안점을 두는 경협과 해외투자 유치 의지를 집중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동북지역 시찰을 부각하고 북핵문제 등 나머지 현안에 대해서는 북한 측이 곧 자세한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북한도 후진타오 주석의 초청에 의한 방중임을 명기했는데 양국 정상 회담이 있었다는 건 명백한 것”이라며 “강석주 외무성 부상이 수행한 것으로 봐서는 우리가 관심을 갖는 북핵문제,6자회담,천안함 사건 등 한반도 문제도 논의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언론들이 이번 중국 방문을 ‘동북지역 방문‘으로 규정하고 다롄과 톈진 경제 시찰에 초점을 맞춘 것은 북한이 올해 들어 주력해온 외자유치 노력과 연관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양 교수는 “북한이 방중 성과를 동북3성 방문에 맞춘 것은 자신들의 관심 사항이 경협과 투자유치라는 시그널을 바깥 세계에 강하게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전날 오후 특별열차편으로 베이징을 떠난 김 위원장이 아직 북중 국경인 단둥을 통과해 귀국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후 주석과의 회담 내용 등에 대한 보도가 차후 중국쪽에서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방중이 막 끝난 상황이라 북한이 우선 동북지역 방문 정도를 먼저 얘기하고 시차를 두고 나머지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며 “만약 공식 발표가 없다면 향후 북중이 내놓는 실무적 조치를 통해 다른 논의 내용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북중 정상이 6자회담 논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조율이 된 다음에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아직 6자회담 문제 등 다른 현안들이 북한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나오는 건 시기상조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