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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GP에 벤츠 탄 장성들… 최전방 특별관리 나섰나

北 GP에 벤츠 탄 장성들… 최전방 특별관리 나섰나

입력 2011-03-01 00:00
업데이트 2011-03-0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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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세습 속 軍단속 강화하는 北 지도부

2월 초 군사분계선(MDL) 근처 북측 최전방초소에 독일 벤츠사가 제작한 고급 차량 몇 대가 나타났다. 평소 북한군은 초소까지 도보로 이동하거나 오래된 구형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는 모습이 간혹 관측됐지만 고급 외제차가 나타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벤츠는 북한 정권이 관리하는 고위 군관(장교)들에게 지급되는 차량으로 이 차량이 나타나자 우리군은 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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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관측된 북한군 GP(점선). 외형은 허술해 보이지만 지하에 벙커를 만들어 북한군 30여명이 상주하고 있으며, 고사포까지 이동시켜 놓은 것으로 우리군은 분석하고 있다.
동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관측된 북한군 GP(점선). 외형은 허술해 보이지만 지하에 벙커를 만들어 북한군 30여명이 상주하고 있으며, 고사포까지 이동시켜 놓은 것으로 우리군은 분석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등 군은 벤츠를 타고 나타난 고위 군관의 방문 목적을 확인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이들은 잠시 초소에 머무른 뒤 다음 초소로 이동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 정권이 김정일·정은 부자 세습 체제 유지의 가장 큰 축이 되고 있는 군(軍)에 대한 특별한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함없이 충성하는 모습을 보여 오던 군을 단속하기 위해 군 고위 간부들이 전방까지 직접 방문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일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군 하부를 잡도리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군 관계자는 말했다. 특히 최근 북한 내륙에서 식량난 등으로 소요사태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진 점 등을 고려할 때 체제 유지를 위해 정권차원에서 단속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은 공식적으로 군사분계선 일대 북한군의 특별한 군사적 움직임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군관 등 지휘부가 전방을 방문하는 모습도 정기적인 검열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북한 정권은 체제 유지를 위해 당과 군 고위 관계자들에게 외국 차를 선물하는 방식으로 충성심을 유도해 왔다. 정보 관계자들은 최근 북한군 초소를 방문한 차량이 일반적인 군 차량과 달리 외제차량이란 점을 고려하면 북한군 내부 단속을 위해 군 고위 관계자가 직접 최전방에 모습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 고위 군관들의 휴전선 방문이 이어짐에 따라 최전방 우리 부대의 경계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병사들이 지난해 폭설 등으로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나기 위해 자급자족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스스로 농사를 짓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전방 초소의 병사들이 휴전선 일대 동식물로 생계를 이어가는 모습이 관측된 것은 이례적이다.

합참 등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한 병사들이 휴전선 일대에 많은 갈대와 나무를 베어 연료로 이용했다. 합참 등 군 관계자들은 “휴전선 일대에 민둥산이 많은 이유는 석유 등 연료가 부족하자 북한군이 초소 근처의 나무와 갈대를 연료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군은 식수가 부족하자 전방 초소 인근에 얼어 있는 강의 얼음을 깨 식수로 활용했다. 또 식량난이 극심해지자 휴전선 일대에 살고 있는 고라니 등 야생 동물들을 잡아 끼니를 해결하고 있는 모습도 자주 관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병사들이)스스로 노력하는 모습들이 관측되고 있다.”면서 “군사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글 사진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11-03-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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