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전격 訪中] 경제난 타개 행보… ‘창지투’ 둘러볼 듯

[김정일 전격 訪中] 경제난 타개 행보… ‘창지투’ 둘러볼 듯

입력 2011-05-21 00:00
업데이트 2011-05-2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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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만의 訪中 의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9개월 만에 예상을 뛰어넘는 재(再)방중을 감행했다.

지난해 두 차례 방중도 의아했는데 9개월 만에 김 위원장이 또다시 북·중 국경을 넘으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초기에 김 위원장 3남이자 후계자인 김정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방중설이 강력하게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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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일 새벽 특별열차 편으로 투먼을 통해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김 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특별열차가 중국 헤이룽장성 무단장역을 출발해 북한 국경으로 향하는 모습.  무단장 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일 새벽 특별열차 편으로 투먼을 통해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김 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특별열차가 중국 헤이룽장성 무단장역을 출발해 북한 국경으로 향하는 모습.
무단장 연합뉴스


●中, 北 경제악화가 동북아 위협 판단

그런 점에서 방중 목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지난해 두 차례 방중에서도 중국 측과 해결하지 못한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방중에서 양측은 여러 가지 이견을 드러냈고, 그 때문에 김 위원장이 예정보다 귀국 일정을 앞당겼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개혁·개방 경험을 전수할 의향이 있다고 설명하자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기도 했다. 같은 해 8월 3개월 만에 김 위원장이 또다시 방중한 것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려는 후진타오 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의사가 강력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중론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개혁·개방이 여전히 미흡하고, 북한의 경제적 곤궁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안정을 위협하는 핵심 요소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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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이번 방중은 양측 간 교역이 더욱 활발해졌고, 이달 말 압록강 황금평 개발 등 대대적인 양국 간 경협이 본격화된다는 시점상의 특징 때문에 북한의 경제난 타개를 위한 행보로 여겨진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방중 때 후 주석에게 ‘동해 출해권’을 내주겠다고 약속했고, 양측은 이달 말 중국 훈춘(琿春)~북한 나선특별시 도로포장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방중이 지난해 합의를 완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창춘(長春)과 지린(吉林) 등 중국 ‘창지투(창춘·지린·두만강) 개발계획’의 핵심 도시들을 둘러볼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20일 “중국은 북한 지도자들이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둘러보며 경제발전의 의지를 다지길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이후 악화된 남북관계가 여전히 교착상태에 빠져 있고, 한·미·일 간 3각동맹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방중은 북·중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싶어 하는 김 위원장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북·중 지도부는 언제든 상호방문할 수 있는 혈맹관계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한·미·일 3각동맹이 결코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되지 못한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공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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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하얼빈과 무단장을 잇는 고속도로에서 무장 경찰을 태운 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10여대가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무단장 연합뉴스
20일 오후 하얼빈과 무단장을 잇는 고속도로에서 무장 경찰을 태운 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10여대가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무단장 연합뉴스


●창지투는 中 동북지역 개발 핵심

창지투 개발계획은 중국 정부가 낙후된 동북 지역을 개발하기 위한 동북진흥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고 있는 것으로, 2009년 창춘과 지린, 두만강 유역을 잇는 개발계획을 확정했다. 관건은 북한과 러시아에 막힌 출항로를 확보하는 것이다. 항구를 확보하지 못하면 동북 지역의 물류는 수천㎞의 내륙 노선을 거쳐 바다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물류비가 소요된다. 북한의 나진항을 중국이 10년간 사용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진항을 물류기지로 활용하려면 부두 조성과 교통망 확충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북한은 이 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 경제 원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1-05-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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