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측 방문객에게도 휴대전화 소지 허용

北, 남측 방문객에게도 휴대전화 소지 허용

입력 2013-08-22 00:00
업데이트 2013-08-2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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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전한 ‘북한 변화상’

지난 14∼17일 인도적 대북지원 물자의 분배 상황 점검(모니터링)을 위해 방북했던 국내 민간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들은 2∼3년 만에 다시 찾은 북한의 변화상에 많이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그중에서도 휴대전화를 갖고 북한에 들어갈 수 있게 된 점을 꼽았다.

북한은 그동안 외국인들이 입국할 때 세관에 휴대전화를 맡기고, 출국할 때 찾아가도록 하다가 지난 1월 7일부터 휴대전화 반입을 허용했다.

그러나 남북 간 인적 교류가 끊겨 지난 1월 이후 개성공단과 금강산 외 북한 지역에 남측 민간인이 들어간 적이 없어서 이러한 조치가 한국인에게도 해당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엄주현 사무처장은 2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년 전 방북할 때는 입국장에서 휴대전화를 무조건 거둬갔다”며 “외국인에게는 휴대전화 소지를 허용한다는 보도를 접했지만 우리는 남측 사람이기 때문에 다를 것으로 생각했는데 휴대전화를 갖고 들어가도록 해서 놀랐다”라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들은 심(SIM) 카드를 구입해 휴대전화로 국제전화를 할 수 있지만, 한국으로는 전화가 되지 않는다.

엄 사무처장은 “공항의 심 카드 판매대에서 한국으로도 전화가 되느냐고 물으니 ‘남조선으로는 서비스가 안 됩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어린이어깨동무’ 최혜경 사무총장도 “공항 입국장에서 예전에 북한에 들어갈 때 하던 것처럼 일행의 휴대전화를 모아서 맡기려고 했는데, 확인만 하고 바로 돌려줬다”며 “북한 내에서 휴대전화로 메모하고 사진 찍는 데 전혀 통제를 받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과거에도 휴대전화를 갖고 들어가 봤자 통화를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사람들이 더욱 편안하게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라는 점에서 작지만 대단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서양 관광객이 많아진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두 사람 모두 숙소였던 평양 양각도호텔이 각국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고 전했다.

엄 사무처장은 “아침저녁으로 호텔 로비에 외국인들이 꽉 차 있었다”라며 “특히 2년 전에는 중국인들이 많았던 데 비해 이번에는 미국, 유럽, 호주, 남미 등 국적이 다양해 놀랐다”라고 말했다.

엄 사무처장은 “북한에 서른 번 넘게 갔지만 이렇게 (외국인이) 많은 것은 처음 봤다”며 “양각도호텔에만 하루 800명의 고객이 들었다고 현지 직원에게서 전해들었다”고 설명했다.

최 사무총장도 “호텔 식당은 기다려서 먹어야 할 정도로 외국인들이 많았다”며 “호텔 서점은 과거에는 우리말로 된 책들이 많았는데 이번에 가보니 중국어와 프랑스어, 영어 등 외국어로 된 책이 많아졌다”고 소개했다.

또 평양 시내는 건물 신축과 개보수 등으로 공사중인 곳이 많았고, 대동강에는 모래와 자갈을 실어나르는 채취선이 빈번하게 오갔다고 한다.

특히 엄 사무처장은 이번에 모니터링을 위해 3년3개월 만에 찾은 평양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의 경우 예상보다 상황이 양호했다며 일부 의약품 소모품이나 검사 장비 등은 북한 당국에서 공급을 받거나 러시아에서 직접 구매해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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