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한반도 인근에 들어온 미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취재한 적이 있다. 서울에서 헬기를 타고 한 시간 넘게 날아가는데, 심한 멀미가 났다. 육지처럼 널따란 항모에 내리는 순간만을 고대했다. 그런데 웬걸, 그 큰 항모도 파도에 따라 뒤뚱뒤뚱 흔들렸다. 배멀미가 이어졌다. 속이 울렁거려 제공된 식사를 한
예상이 자꾸 틀리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다. 정청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오지 않을 줄 알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 의원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정황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서슬 퍼런 정권 초기 여당 의원이 대통령의 반대를 무릅쓰고 당내 선거에 나오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정 의원은 기어이 출마했고, 경선
유행가 가사처럼 어머니는 정말로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다. 기억도 까마득한 코흘리개 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길을 걷다 중국집 앞을 지나치게 됐다. 참을 수 없이 매혹적인 짜장면 냄새에 어머니를 졸라 식당에 들어갔던 것 같다. 어머니는 짜장면을 한 그릇만 주문했다. 형편이 몹시 어려운 때였다.짜장면을 정신없이 먹고
오래전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취재하러 평양에 갔다. 남한 기자 한 명당 북한 안내원(감시원)이 한 명씩 붙었다. 내 ‘짝꿍’은 선글라스를 낀 중년 남성이었다. 우리는 직업의식에 충실했다. 그는 남한 사정을 캐물었고, 나는 북한 사정을 캐물었다.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어색함을 깨기 위해 나는 그를 형이라
2004년의 어느 날로 기억한다. 총선에서 압승해 기세등등하던 열린우리당의 의원총회가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렸다. 시작 전 국민의례를 위해 의원들이 모두 기립했다. 그런데 음향장치에 잠시 문제가 생겼는지 애국가 반주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다들 하릴없이 서있는데 누군가 “그냥, 부르지 맙시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대형원전 4기·SMR 2기 추가 필요호남에 최소 원전 2기는 건설해야반도체 공장 가동 위해 LNG 활용재생에너지만으론 전력 공급 부족에너지 정책 쉽게 못 바꾸게 해야원전 40~50%·‘재생’ 30%가 적당한일 해상풍력 공동 개발 고민을기후변화에 따른 사회안전망 시급인공지능(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
워싱턴 특파원 시절 펜타곤에 출입하는 미국 기자 등과 함께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 내 포로수용소를 취재한 적이 있다. 수감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 논란이 일자 미국 정부가 언론에 실상을 공개하는 취지였다.관타나모에 도착해 제일 먼저 향한 곳은 법정이었다. 배가 많이 나올 정도로 살이 찐 알카에다 테러범이 피고인석
“호로록, 호로록~.”한 여성이 빨대로 얼음 음료를 마시는 소리가 엘리베이터 안의 정적을 깬다. 음료가 잘 섞이도록 마구 흔들면서 플라스틱 컵에 얼음이 요란하게 부딪치는 소리도 난다.예전에 미국에서 얼음 음료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탄 적이 있다. 컵 바닥에 남은 몇 방울까지 알뜰하게 일소하기 위해 무아지경으로 빨대
지난 3일 포르투갈과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축구 32강전에서 스포트라이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루카 모드리치에게 쏠렸다. 양팀의 스타인 두 선수는 마흔 살 동갑내기로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무대였다. 둘은 과거 스페인 프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료이기도 했다. 토너먼트에서는 지는 순간 바로 탈락이기 때문에
세계 최초의 국제공항은 1919년 문을 연 영국 런던의 하운슬로 히스 공항이다. 처음엔 프랑스 파리의 르부르제 공항을 오갔다. 르부르제 공항도 1919년 설립됐지만, 현대적 의미의 여객 청사와 출입국 시스템 등을 가장 먼저 도입한 건 하운슬로 히스 공항이었다.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개항했다. 건설 당시 “바닷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