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결국 싸늘한 시신으로…경찰 수색 ‘구멍’

여중생 결국 싸늘한 시신으로…경찰 수색 ‘구멍’

입력 2010-03-06 00:00
업데이트 2010-03-0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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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4일 부산 사상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실종됐던 여중생 이모(13) 양이 11일만에 이웃집 물탱크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경찰의 수사가 처음부터 허점투성이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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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건을 수사중인 부산 사상경찰서는 6일 오후 9시23분께 이 양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50m,도보로 100m가량 떨어진 권모(67) 씨의 집 보일러실 위에 놓인 물탱크 안에서 이 양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그런데 이곳 주변은 경찰이 부산에서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인원인 2만여명과 헬기,수색견을 동원해 초기부터 수차례 뒤졌던 곳이어서 그동안 수색작업이 허술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경찰의 허술한 대응은 이 양의 실종 당일부터 시작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력이 나쁜(왼쪽 0.2,오른쪽 0.5) 이 양이 안경은 물론 휴대전화기도 놓고 집에서 사려졌고,집 화장실 바닥에서 외부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운동화 발자국 3~4점이 발견됐는데도 경찰의 본격적인 수색은 다음날 아침부터 이뤄졌다.

 납치보다는 가출 등 단순한 실종사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 탓이다.

 이후 경찰은 밤낮으로 이 양의 집 주변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용의자는 이웃집 옥상에서 이 양의 시신을 담은 검은색 비닐봉지를 물탱크 안에 넣고,건축자재 등으로 덮어 위장하는 치밀함과 여유를 보였다.

 또 경찰은 아무런 근거 없이 이 양이 살아 있을 것으로 보고,주변 물탱크와 정화조 등을 초기 수색대상에서 제외하고 빈집이나 폐가를 집중적으로 뒤진 것으로 알려졌다.

 열흘이 지나도록 이 양이나 공개수배한 용의자를 본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 37대에도 용의자 등이 찍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뒤늦게 한 정밀수색에서 이 양의 시신을 발견한 것.

 경찰이 지난 3일 이 양의 집에서 20여m 떨어진 빈집을 수색하다 용의자 김 씨를 눈앞에서 놓친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용의자가 주변 지리를 훤하게 꿰뚫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예상 도주로를 봉쇄하지 않은 채 수색작업을 벌이다 빚은 실책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 양의 집과 시신이 발견된 곳,경찰이 김 씨를 눈앞에서 놓친 곳이 모두 반경 50m 안에 있다는 점도 경찰을 곤혹스럽게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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