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논리 안 통하는 김길태 “이양 모른다”…중형 피하려 부인하는 듯

과학·논리 안 통하는 김길태 “이양 모른다”…중형 피하려 부인하는 듯

입력 2010-03-11 00:00
업데이트 2010-03-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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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김길태 DNA는 이모양 몸에서 채취한 것과 일치” 범행 확신

 ’부산 여중생 살해사건’ 수사본부장인 김영식 부산경찰청 차장은 살해 피의자인 김길태(33)의 DNA(유전자)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긴급의뢰한 결과, 피해자 이모(13)양의 시신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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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수배 12일만에 체포된 김길태
공개수배 12일만에 체포된 김길태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범 김길태 씨가 지난 10일 오후 부산본부가 차려진 사상경찰서로 연행되고 있다. 김 씨는 이날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 인근 모 빌라 주차장 앞에서 공개수배 12일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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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려보는 김길태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의 피의자 김길태(가운데)가 10일 오후 검거됐다. 경찰서 앞에 도착한 김의 뒤통수를 한 시민이 때리자 김이 노려보고 있다. 김은 사건발생 15일 만에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 인근 모 빌라 주차장 앞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 연합뉴스
째려보는 김길태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의 피의자 김길태(가운데)가 10일 오후 검거됐다. 경찰서 앞에 도착한 김의 뒤통수를 한 시민이 때리자 김이 노려보고 있다. 김은 사건발생 15일 만에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 인근 모 빌라 주차장 앞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 연합뉴스


 김 본부장은 11일 오전 부산 사상경찰서 중회의실에서 가진 중간 수사브리핑에서 “김길태는 일관되게 범행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양을 알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도피를 한 이유는 지난 1월 수배된 사건(30대 여성 성폭행)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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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김길태 수사 상황 발표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 수사본부장인 김영식 부산지방찰청 차장이 11일 오후 사상경찰서에서 여중생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를 상대로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김길태 수사 상황 발표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 수사본부장인 김영식 부산지방찰청 차장이 11일 오후 사상경찰서에서 여중생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를 상대로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길태 범행부터 검거까지…사진 더 보러가기

 김 본부장은 특히 “김은 이 양이 실종된 날인 지난달 24일 행적에 대해선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은 이날 부산 삼락동과 덕포동 일대를 밤새 돌아다녔으며,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부연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의 이 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의 범행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특히 김의 몸에서 직접 추출한 DNA가 이 양의 시신에서 나온 것과 일치한 것을 ‘직접적인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김이 범행을 계속 부인하는 이유가 중형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본부장은 김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녔으며 경찰이 이를 이용해 위치를 추적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지난 3일 덕포동 주택가에 은신한 김을 잡으려다 실패했을 때 버리고 간 가방에 휴대전화가 2개 있었다.”고 밝힌 뒤 “1개는 배터리가 없어 사용이 불가능했고, 다른 1개는 분실자가 사용정지를 해서 알람 기능만 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본부장 일문일답과 브리핑 전문

 

 ■중간수사 결과 일문일답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다는데 이 양 실종 당일 친구에게는 어떻게 전화했나.

 -밖으로 나와 공중전화로 했다고 했다. 또 새벽이라 전화를 받지 않았으며 휴대전화를 사용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도피 기간 연락을 전혀 하지 않았고 공범 가능성은 없다.

 ▲근방에 있었는데 어떻게 경찰의 수색을 잘 피해 다닌건가.

 -지리에 밝고 주변 일대를 잘 알기 때문에 폐가·공가에서 기거하며 야간에만 이동했다.

 ▲현금 분실신고는 없었나.

 -공식적으로 현금 분실은 접수된 적은 없다. 하지만 미용실 여주인이 23만원을 분실했고, (미용실)화장실에서 담배 핀 흔적이 형사들의 탐문 중 나왔다.

 ▲끼니는 어떻게 때웠다고 하나. 건강상태는 어떤가.

 -라면을 생으로 먹고 초기에는 끓여 먹었다고 한다. 어제 저녁에는 자장면을 먹고 싶다 해 시켜줬다. 병이 있어 보이진 않는데 도피생활로 많이 피로하고 초췌해 보였다.

 ▲DNA가 일치하는 마당에 일관되게 범행을 부인하는 이유는.

 -지난 번 범행 때도 범행 전체를 부인했다. 반사회적 장애, 공황 상태로 보이면 부인하면서 중형을 피하기 위한 것 같다. 우선 피의자를 안정시키고 프로파일러 입회 하에 조사를 착수하겠다.

 ▲10일 검거 때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한 이유는.

 흉악 범죄는 여죄의 피해가 있을 수 있어 공익상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피해자 사망 시점은 언제 정확히 알 수 있나.

 사망 시점은 다음주 정도에 나올 것이다. 국과수에 ‘안방수(눈안에 있는 액체) 검사’를 의뢰했는데 안구가 오염돼 분석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브리핑 전문

 10일 오후 2시45분 경 사상구 삼락동 현대골든빌라 노상에서 검거한 여중생 납치살해 용의자 김길태를 상대로 10일 오후 4시46분부터 10일 밤 12시50분까지 8시간동안 두차례에 걸쳐 조사했다. 피의자 동의 하에 김길태의 구강 상피세포에서 DNA를 추출, 국과수 긴급 감정 의뢰한 결과 피해자의 시신에서 나온 DNA와 일치해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했다. 조사는 새벽 12시50분에 종료됐고 12시55분경 유치장에 들어갔다.

 김길태는 일관되게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 양을 알지 못하며 전단지를 보고 알았다고 진술했다. 모르는 일이라며 도피생활 한 이유는 지난 1월 수배된 사건 때문이며 이번 사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걸 전단지로 보고 알았고 억울하게 뒤집어쓸 걸 우려해 도피했다고 밝혔다.

 금년 2월경 이 양이 사는 다세대 주택 중 손모씨의 집에 들어가 라면을 3~4차례 끓여먹고 대소변을 봤지만 누군가에게 들켜 다시는 가지 않았다고 했다. 2월25일경 아버지 집에 들렀을 때 운동화를 바꿔 신었다고 주장했고 족적이 달라서 형사를 보내 찾고 있는 중이다.

 실종자가 발견된 덕포동 물탱크 인근한 파란 대문집에서 2월 초순경 2~3회 잠을 잔 적이 있고 50m 근방의 덕포동 무속인이 사는 집에서도 빈 방에 1주일간 기거하며 술이나 담배를 마시고 핀 사실을 진술했다.

 이 양 실종 당일인 2월24일 행적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고 삼락동 덕포동 일대를 밤새 돌아다녔으며 당산나무 아래에 앉아서 졸다가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아 이후 덕포동 삼락동 구례동 모라동 일대를 돌아다녔다고 진술했다. 낮에는 숨어있고 밤에 이동했다고 한다.

 검거 상황에 대해서는 골든빌라 옥상에 숨어있는데 경찰로 보이는 한 사람이 옥상으로 올라오기에 도주해서 건물 사이로 내려왔다. 빌라 앞 길로 나와서 도주하는데 앞에서 3명 뒤에서 2명이 달려들어 검거됐다. 시민 김씨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는 진술과는 다르다.

 목격자 이(82)씨의 진술에 의하면 현장에 다른 주민은 없었다. 뒤따라오던 다른 사람들에 뒷덜미를 잡혔다고 증언했다. 김길태 역시 뒤따라오던 경찰에 뒷덜미를 잡혀 넘어져 검거됐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사용이나 추적 여부가 보도됐는데 지난 3일 덕포동 주택가에 은신한 것을 검거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는데 버리고 간 가방에 휴대전화 2개가 있었다. 1개는 배터리가 없는 사용불능 상태였고 다른 1개는 분실 이후 사용정지를 해서 알람기능만 할 수 있는 상태였다.

 10일 검거 당시에는 휴대전화을 소지하지 않았다. 만원권 24매와 담배 2갑, 남성용 팬티 1점, 드라이버 1점 등 총 17점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 물건들이 절도 등에 사용됐을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 출처에 대해서 앞으로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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