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장소 근처에…” 프로파일러 또 적중

“범행장소 근처에…” 프로파일러 또 적중

입력 2010-03-11 00:00
업데이트 2010-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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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 과학수사 이번에도 능력 입증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10일 붙잡히면서 줄곧 김이 멀리 가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했던 범죄 심리·행동 분석 요원 ‘프로파일러(Profiler)’의 예상이 이번에도 정확히 들어맞았다.

 김은 이날 오후 2시45분께 범행 현장에서 200∼300m 정도 떨어진 부산시 사상구 삼락동의 한 빌라 옥상에 숨어 있다 정밀 수색하던 경찰관 4명에게 붙잡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지방청 소속 프로파일러들은 김이 이번 사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를 때부터 그의 범죄 이력과 생활습관,성향,심리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경찰은 김이 교도소 수감 생활을 11년이나 해 극단적 심리 불안감과 대인기피 등 공황증세를 보인 점,휴대전화와 운전면허가 없고 인터넷을 쓰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김이 자기 집이나 범행 현장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은 채 은둔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재개발 예정지로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사상구 덕포동 일대를 정밀수색하면 김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상구를 세 부분으로 쪼개 경찰서 한 곳에 한 구역을 맡기는 식으로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연인원 2만명이 투입된 정밀수색이었다.

 김은 결국 이 지역 빌라 옥상까지 샅샅이 들여다보던 경찰관에 의해 은신 도중 발각됐고,옥상에서 뛰어내려 30여m를 도주하다 덜미를 잡혔다.

 경찰 프로파일러는 2007년 3월 제주에서 실종됐다가 40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양지승(9)양 사건 때도 범인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검거에 도움을 준 바 있다.

 강호순 사건 때도 강이 잡히기 전 사건의 특성을 분석해 유력한 용의자가 험악하기보다는 오히려 부드러운 인상일 것이라는 예측도 한 적이 있다.

 프로파일러는 김이 검거된 뒤에도 활약을 이어갈 전망이다.

 경찰청은 과학수사센터의 베테랑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경위를 9일 부산의 수사본부에 파견했으며,권 경위는 김을 조사하는데 투입돼 그가 정확한 범행 동기와 범행수법뿐 아니라 여죄까지 털어놓도록 하는 데 일조할 계획이다.

 범행을 부인하는 김과 면담한 뒤 현재 심리를 정확히 분석해 형사가 김으로부터 자백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심문 또는 접근 기법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권 경위는 ‘혜진·예슬양 사건’으로 불린 안양 초등학생 살해 사건의 범인 정성현을 비롯해 강호순,정남규 등 연쇄살인범의 여죄 자백을 이끌어내는 데 공을 세운 바 있다.

 정성현의 경우 검거 직후에 범행 동기를 자꾸 번복했지만 권 경위가 직접 면담을 한 뒤 행동분석을 통해 정의 특성을 파악,수사팀에 피의자의 정곡을 찌르는 심문 기법을 전달했다.

 권 경위는 또 강호순이 검거됐을 때 이런 심리 분석으로 강이 7명의 부녀자를 추가로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아내는 노련함을 발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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