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검거 이후] 시신은폐 쓴 횟가루가 단서

[김길태 검거 이후] 시신은폐 쓴 횟가루가 단서

입력 2010-03-13 00:00
업데이트 2010-03-1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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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 살해 공개수사 전?후?

부산 여중생 이모양 납치 살해피의자 김길태가 범행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이양의 사망시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살해시점이 경찰의 공개수배 전인지 후인지에 따라 김이 이양을 살해한 동기를 파악할 수 있고, 경찰 수사과정이 적절했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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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달 27일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다음날 김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지난 2일에는 김의 인상착의가 담긴 전단을 배포했다. 이양이 경찰 추정대로 지난달 24일 실종시점에서 26일 오전 사이에 숨졌다면 경찰의 공개수사 시점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부실한 초동수사라는 비판을 면하긴 어렵다. 경찰은 사건 초기 이양이 안경과 핸드폰 등을 남겨 뒀고 집에서 외부인의 발자국 등이 발견됐음에도 단순 가출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다음으로 이양이 경찰의 공개수사 이후 숨졌을 경우다. 이양의 사망시점이 김의 얼굴이 공개된 지난 2일 이후로 밝혀지면 공개수사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사망시점이 경찰의 새벽 수색에 김이 도주했던 지난 3일 이후로 파악되면 부실한 수색망에 대한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빈집에 ‘형사들이 왔다’ 낙서

경찰은 이날 김이 도주했던 빈집에서 김이 쓴 것으로 보이는 낙서를 뒤늦게 발견했다. 한쪽 벽에 연필로 쓴 이 낙서는 ‘형사들이 왔다’는 짧은 문장으로 정황상 김이 경찰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경찰은 이양이 일주일 동안 살아 있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부인하면서 근거자료로 사진 2장을 제시했다.

한 장은 이양이 실종된 지 이틀 뒤인 지난달 26일 오전 10시49분쯤 찍은 것으로 이양의 시신이 발견된 집에서 5m 정도 떨어진 옆집 처마 밑에 놓인 석회가루가 담긴 세숫대야였다. 또 다른 사진은 같은 세숫대야를 찍은 것으로 시신이 발견된 지난 6일 오후 11시10분에 찍은 것이었다.

경찰은 두 사진의 촬영시점이 8일 차이가 나지만 세숫대야의 위치나 내용물의 형태에 변화가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이양이 숨진 시점을 26일 오전 11시 이전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경찰은 이를 뒤늦게 공개했다는 점에서 사망시점을 둘러싼 부실수사 논란이 확산될 기미가 보이자 이를 덮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국과수 감정·金자백에 달려

결국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을 규명할 이양의 정확한 사망시점은 다음주로 예정돼 있는 국과수 감정 결과와 이양 납치살해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김의 자백 등에 달려 있다.

한편, 부산대법의학연구소는 이양 시신의 부패가 심해 눈동자 내 ‘안방수’를 통한 사망 시간 추정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확한 사망시간은 시신의 온도 및 경직도, 장기 부패 정도 등 종합적인 분석을 한 뒤에 추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최악의 경우 사망시간을 특정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 김정한 강원식 박정훈기자 jhkim@seoul.co.kr



[사진] 끔찍했던 기억…김길태 범행부터 검거까지
2010-03-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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